"민주정치, 중우정치로 전락"…尹,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대구도 반발

대구시간호사회 "간호법 제정 위한 투쟁 멈추지 않을 것"
의사·간호조무사 구성 대구경북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거부권' 환영

대한간호협회 회원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자 대구지역 간호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시간호사회는 성명에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재난적 의료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의사단체들의 집단 진료 거부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는 끝까지 환자를 위해 의료현장을 지켰다. 그런데도 간호법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법이냐"고 반문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후안무치한 탐관오리들이 주장하는 허위사실을 분별하지 못하고, 결코 남용돼선 안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민주정치를 어리석은 자들의 선동에 의한 정치, 중우정치로 전락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은 즉각 국회에서 재의할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며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끝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간호사회는 이날 대통령 거부권 행사 이후 긴급 회의에 들어간 대한간호협회의 지침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대한간호협회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내년 국회의원 선거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한 일부 정치인에 대한 일종의 '낙선운동'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시간호사회 관계자는 "대한간호협회 차원의 지침이 결정되면 대구지역 간호사들도 단체행동의 수위와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일단은 준법투쟁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시간호사회에 소속된 간호사는 대학병원과 개원의 근무자 등을 합해 1만3000여명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참여 인원 중 98.6%인 10만3743명이 간호법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적극적인 단체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오는 17일 예정된 총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으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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