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장제원·이성만 충돌에 파행…野 사과 안하면 보이콧

기사내용 요약
장 "이성만, 부끄러운 줄 알라"
이 "어디서 배워 먹은 짓이냐"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장제원 행안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16.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북한 해킹 보안점검 거부 논란과 고위직 자녀세습 논란 현안 질의 도중 강하게 충돌했다. 행안위 전체회의는 그 여파로 파행됐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행안위원장은 이날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의 보안 컨설팅 관련 답변에 문제를 제기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후원자가 대주주로 있는 업체에 보안 컨설팅을 맡기고 또 계약도 사실상 위장 공개 입찰을 해서 사실상 수의계약을 맺었다"며 "어떻게 정치적 중립성이 있고 신뢰 있는 컨설팅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당 시민단체 학계 등으로부터 위원을 추천받아 보안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는데 자문위는 선거 때마다 직전 1번 했다. 그러니까 쇼잉이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보안 자문위원들이 보안 관련 업무를 한 적이 없다는 적도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위원님이 설명해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저희들은 기술력을 가지고 공개입찰해서 선정했다"고 답했다. 이어 "정당에서 추천을 받거나 그 분야 전문가라는 분들을 데리고 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총장 답변은 보안 점검 업체의 입찰 의혹, 보안심사위원회의 부실들이 제출됐는데 자체적으로 보안 점검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지 외부로부터 보안 문제가 발생할 리 없다는 얘기인가"라고 추궁했다.

장 위원장은 '필요하면 그 보다 더 기술력 있는'이라고 박 사무총장이라고 말을 흐리자 "그보다 더가 뭐냐"고 물었다. 그는 "현안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 그것을 얘기하라는 것"이라고도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 출신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아 진행합시다. 사회보세요", "기다리고 있잖아요. 기다리는데 지쳐요"라고 큰 소리로 항의하는 등 야권의 사회 진행 요구가 이어졌다.

장 위원장은 큰 소리로 항의하는 이 의원을 향해 "아직까지 손가락질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네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해 의석 배치가 바뀐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장 위원장의 발언에 "참 별 얘기를 다하시네", "부끄러운 줄 알아, "뭐하는 거야"라고 반발했다. 야당 의원들도 장 위원장의 발언에 목소리를 높였다.

장 위원장은 "조용히 하라.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원장이 의사진행에 한 번도 발언한 적 없다. 이번에는 할 것"이라며 "위원회 운영은 위원장이 알아서 하는 거다. 제가 위원장"이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이 여러 차례 "발언권을 달라", "말 함부로 하고 어디서 배워 먹은 짓이냐"고 큰 소리로 항의했지만 장 위원장은 "안주겠다", "제 진행방식이다", "조용히 하라"고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발언권을 요구하는 야당과 회의 진행 방해라는 여당간 고성이 오갔다.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위원장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가치중립적으로 사회를 봐야 한다"며 "위원 질의에 대해 위원장이 본인의 입맛에 맞는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약간은 감정이 섞여 사회를 보시는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성만 위원이 '아직도 소리 지를 힘이 있느냐. 그리고 우에서 좌로 간 거에 대해서 아직 정신 못 차리지 않았느냐는 뉘앙스 표현을 쓴건 위원장께서 사과를 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위원장으로서 품위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동료 원으로서 예의가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꼭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장 위원장은 "현안질의에는 명확한 답변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야 위원 공히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명확하게 해야만 오늘 현안질의가 이유가 있다 싶어서 제가 강조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성만 위원 말씀했는데 이 위원이 제가 행안위원장 취임할 때부터 지금까지 소리 지른 거 한번 생각해 봤느냐. 손가락질하고 소리 지른 거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여댱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회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선관위원장 답변 내용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촉구하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옹호했다.

이어 "지금까지 회의 진행을 하면서 위원장이 수시로 들어오셔서 질의하거나 한 적이 없었다"며 "오늘 현안 질의 과정에서 이렇게 나왔는데 그 발언이 있고 난 다음에 위원들이 반응이 어땠느냐.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것처럼 벌떼처럼 나서서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의원 같은 경우는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소리 지르고 손가락질을 했으면 그런 얘기까지 나왔겠냐"며 "그걸 일방적으로 위원장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한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여야간 고성이 오가자 "오찬을 하고 오후에 계속 하도록 하겠다"고 정회를 선포했다. 행안위는 오후 2시30분 속개될 예정이었지만 오후 3시20분 현재까지 속개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 위원장이 편파 진행을 사과하지 않으면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에 보이콧 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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