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간호법 재투표 나설 것”…대통령실 항의방문도

2023. 5. 1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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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거부는 국회 입법권 무시, 심판받을 것”
“대통령을 거부해야 하나”…대통령실 항의방문도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비난 공세를 강화했다. 윤 대통령이 앞서 양곡관리법에 이어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야당과의 ‘협치 거부’ 선언을 한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설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거부권 행사는 국민을 거부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 민주당은 국민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리더십은 찾을 수 없다”면서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할 정치 상황은 극단적 대치의 길로 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갈등 중재와 합의 처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고 했다.

앞서 고민정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 반대도 무릅쓰고 본인 공약도 파기하면서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 먼저 하기 바란다”고 썼다.

이날 거부권 행사가 발표되자 김민석 정책위의장과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등 국회의원 14명은 용산 대통령실 앞을 항의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춘숙 보건복지위원장은 국회에서의 정당한 논의 절차를 밟은 간호법 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국회 입법권을 철저히 무시한 행태”라고 규탄했다. 정 위원장은 “간호법은 공청회를 거치고 네 번의 소위를 거쳐 작년에 여당도 있는 상황에서 합의처리됐던 법안”이라며 “지난 1월 여당 법사위원장은 ‘법안의 무덤’이라 불리는 제2 소위로 보내버리는 일들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에 복지위는 국회법에 따라 복지위 여야 모두 참여한 상태에서 5분의 3 이상 가결로 본회의에 부의했고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강조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는 겉으로만 의료 체계를 위하는 ‘위선’이고,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무능’이고,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계속해서 위선, 무능, 오만으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의 혹독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앞서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부터 비난을 쏟아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가 반복되면 가뜩이나 꽉 막힌 정국을 더 막히게 할 것”이라며 “간호법 공포로 국민 신뢰를 얻고 국정 성공을 위한 통합의 길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민석 의장은 “거부권 행사는 의회주의를 짓밟겠다는 우격다짐의 힘 자랑”이라며 "국회를 마음대로 하겠다는 오기와 독선 외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에게 힘은 있을지 몰라도 상식과 논리, 정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반(反)의회주의 선언”이라며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간호법과 의료법의 이해관계자는 의사와 간호사가 아닌 국민이다”라며 “간호법 거부는 의료와 간호, 돌봄으로 이뤄지는 국민을 위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포기하는 것이고, 국민 중심의 의료와 반대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 거부권 행사는 갈등 해소가 아니라 갈등의 증폭으로 나아갈 것이다. 단지 간호사들의 반발에 그치지 않고 그들을 절망으로 몰아 병원을 떠나고 환자 곁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라며 “갈등 조장, 혼란 야기로 만든 위기는 결국 환자와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최종윤 의원 역시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을 거부해야 될지도 모르는 날”이라며 “앞으로의 국정운영 기조로 소통 거부, 통합 거부, 협치 거부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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