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탈당' 野의원에 장제원 "부끄러운 줄 알라"…행안위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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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의결하고 있다. 2023.3.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야가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북한 해킹 관련 의혹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주고받았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행안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출신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서로 격한 표현을 쓰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행안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북한의 선관위 해킹 문제를 언급하면서 "선관위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후원 기업으로 알려진 금양통신의 자회사에 보안 컨설팅을 수의계약을 한 탓"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박찬진 선관위 사무총장은 "보안업체는 법과 규정 절차에 따라 심사해 선정한다"고 했다.

박 사무총장의 이같은 답변에 장제원 행안위원장은 "보안 점검을 강화해 나가지, 외부로부터 보안을 받을 생각은 없느냐는 말이냐"며 "현안질의에 왔으면 대안을 갖고 왔을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사회를 보셔야지 뭐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큰 소리로 항의하자 장 의원은 "아직까지 손가락질하고, 아직도 그런 힘이 남으셨느냐. 왼쪽으로 옮긴 거 부끄러운 줄 알라"고 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이 행안위 좌석을 반대쪽으로 옮긴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위원장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의사진행에 제가 한 번도 발언한 적 없다. 이번에는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의 질의에 좀더 정확하게 답변을 하라는 것"이라며 박 사무총장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달라'는 요청은 거부했다.

장 위원장은 "위원장의 운영은 위원장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제가 위원장이다. 의사진행 발언은 안 주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이 "위원장이 말 함부로 했잖아"라고 말하자 장 의원은 "어디 반말이야"라고 응수했고, 이 의원이 다시 "'싸가지' 없이 말이야"라고 했다.

한 야당 의원은 "위원장께서 이성만 의원의 신상에 대해 말한 건 극히 유감"이라고 말하자 장 위원장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건가"라며 "제가 그런 말했나"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장 위원장은 "위원장의 의사일정에 대해서 방해하지 말라"고도 반박했다.

전체회의 정회 후 민주당 소속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위원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장 위원장의 강압적이고 편파적인 회의 진행과 동료의원 신상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에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오전 전체 회의에서 장제원 위원장은 선관위 사무총장으로부터 본인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려는 듯 의원들 질의에 개입해 집요하게 답변을 추궁하며 정상적인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면서 "위원장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각 위원들의 예정된 질의순서가 끝난 뒤에 질의하는 것이 국회 상임위원회의 관례이자 예의"라고 했다.

이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파행과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장제원 위원장과 이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의 행태가 계속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행안위 운영에 정상적으로 임할 수 없다"며 "이날 오후 2시30분까지 장제원 위원장이 사과 표명의 뜻을 밝히지 않는다면
더불어민주당 행안위원 일동은 공직자윤리법 처리를 제외한 모든 행안위 일정에 보이콧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