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화영 대북송금 재판 증인 불출석…"입장정리 안 돼"(종합)

이영주 2023. 5.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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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첫 법정 대면이 불발됐다.

16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제32차 공판 증인으로 나오기로 한 김 전 회장이 불출석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이 당시 경기도의 대북사업에 참여 또는 편의 등을 제공받고자 대북송금을 대납한 것으로 보고 이 전 부지사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추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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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검찰 요청한 국정원 압수수색 의견 수용…"사실조회 할 것"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첫 법정 대면이 불발됐다.

16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 제32차 공판 증인으로 나오기로 한 김 전 회장이 불출석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은 "입장정리가 다 안 됐다"는 등 이유로 이날 재판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횡령·배임 등으로 구속기소 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를 대신해 대북 송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 이 전 부지사에게 회사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여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이 당시 경기도의 대북사업에 참여 또는 편의 등을 제공받고자 대북송금을 대납한 것으로 보고 이 전 부지사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추가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법인카드 사용을 비롯한 대북송금 연루 등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서로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은 지난 1월 김 전 회장이 해외 도피 중 압송돼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뒤 상반된 주장을 하며 관계가 틀어졌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 출석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오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은 지난 2∼3월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와 관련해 여러 차례 대질조사를 받았으며, 김 전 회장은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이 전 부지사에게 "형이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라며 하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진행되지 않은 김 전 회장의 증인신문은 이달 23일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공판에선 2019년 "쌍방울과 경기도 간 친환경정책 사업을 논의했다"는 쌍방울 그룹 전직 임원의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쌍방울 그룹 비서실장을 지낸 A씨는 "경기도 차원에서 쌍방울 그룹에 전기바이크 사업, 특장 트럭 사업 등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해 줬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세부적으로는 모르지만 그렇게 (이야기된 줄) 알고 사업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검찰이 제시한 2019년 5월 쌍방울 그룹사 주요 주간업무 보고 내용을 보면,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A씨 등 쌍방울 관계자와 이 전 부지사 간 전기바이크 관련 미팅 일정이 잡혀있다.

A씨는 "사전에 방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전기 바이크 사업 관련) 교감이 돼 있던 상태였던 걸로 이해했다"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장 부지로) 평택 포승단지 부지를 받는 것으로 협의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방울그룹 [촬영 안 철 수]

그는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사전에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추경) 정보를 듣고서 사업 제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라고도 말했다.

이 전 부지사와의 돈독한 관계가 있었기에 쌍방울이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다만 당시 쌍방울의 친환경정책 관련 사업은 추진되지 않았다.

한편, 재판부는 앞서 검찰 측이 요청한 국가정보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대해 이날 "검찰 의견을 받아들인다"라며 "다만 형식적으로는 압수수색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실조회(문서제출요구)해서 기관이 보관하는 자료를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에 관여했다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구속기소)이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국정원에 보고했다는 취지로 증언하자, 해당 보고서를 살펴보기 위해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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