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씨티은행 2배 성장·SC제일은행은 선방

정민하 기자 2023. 5. 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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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올해 초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채웠음에도 금리 인상기 늘어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1분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외국계은행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최근 배당을 대폭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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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이자수익 SC제일은행은 19.9% 증가
한국씨티은행 7.4% 늘어…배당 732억원
SC는 배당 1600억원…대부분 해외 본사로
“자본 건전성 유지하면서 배당 결정했다” 해명
SC제일은행(왼쪽)과 씨티은행. /조선DB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올해 초 배당을 대폭 확대하고, 위기에 대비해 충당금을 채웠음에도 금리 인상기 늘어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1분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8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총수익은 전년보다 17.8% 는 286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자수익은 소비자금융 부문의 대출자산 감소에도 순이자마진(NIM) 개선 영향으로 7.4% 증가한 2199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2% 늘어 669억원이었는데, 채권·외환·파생상품 관련 수익의 증가가 주요인이었다.

SC제일은행은 비용·충당금이 크게 늘었지만 무난한 실적을 거뒀다. 직전분기보다 77.2% 증가한 12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자산 성장과 함께 금리 상승 기조 속에서 NIM 개선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19.9%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면서 이를 상쇄해 1년 전과 비교하면 18.4% 감소했다. 각각 정기적 임금 인상, 대내외 불확실성 대비가 원인이라 무난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러스트=정다운

외국계은행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최근 배당을 대폭 확대했다. 특히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글로벌 은행의 잇따른 파산 사태 여파로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주목을 받았다. 이들 은행의 배당금은 대부분 해외 본사로 보내진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금을 732억원으로 결정했다. 소매금융 사업 철수에 따른 비용 증가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21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씨티은행은 이번에는 배당 규모를 최근 3년 이내 최고치로 확정했다. 씨티은행의 배당금은 2019년 652억원, 2020년 465억원이었다.

SC제일은행도 최근 16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전년(800억원)보다 100% 증가한 수치다. 배당 성향은 41%로 전년(62.6%) 대비 감소했지만, 2020년(19.1%)에 비해선 증가했다.

일러스트=손민균

이는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 등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를 기치로 내세웠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공공재인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배당을 확대한다던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배당금은 늘렸지만, 배당 성향을 전년보다 줄였다. 이들의 평균 배당 성향은 25.5%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아졌다.

외국계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0.81%, 0.27%로 전년보다 0.09%포인트씩 상승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27.15%, 21.09%이고 기본자본(Tier1)비율은 26.07%, 17.41%로 모두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긴 하지만, 국내 은행은 금융당국 압박으로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고금리로 늘어난 이자이익 일부를 상생금융 정책 등으로 쓰고 있다”면서 “똑같이 국내서 영업하지만 배당을 해외 본사로 보내는 외국계은행을 보는 시각이 일부 탐탁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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