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양회동 건설노동자 추모기도회…"노동 저버린 권력의 끝 좋을 수 없다"
"노동자의 손에서 노동을 빼앗는 자들 우리 생명 빼앗는 강도"
"윤석열 정권 만행 삶 곳곳 망가트려"…양회동 열사 죽음은 이 땅의 분노"
민주노총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명예회복 나서겠다"
개신교계가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며 분신 사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양회동 지대장 추모 기도회를 가졌다.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열사 추모 시국기도회'는 15일 저녁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기도회는 민주노총 주최 촛불문화제에 이어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시작됐지만, 200여 명의 그리스도인들이 빈소 입구를 가득 메웠다.
추모기도회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영등포산업선교회,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일하는예수회,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장신대신대원 사회선교모임, 한신대신대원민중신학회 등 38개 사회선교 단체들이 참석했다.
"예수님은 누구신가 우는 자의 위로와 없는 자의 풍성이며 천한 자의 높음과 잡힌 자의 놓임 되고 우리 기쁨 되시네"(찬송가 96장)
위로의 찬송 소리가 울려 퍼지자 빈소를 찾은 노조원들도 하나 둘 기도회 자리에 모여들기도 했다.
기도회 설교에 나선 일하는예수회 회장 신승원 목사는 "하나님은 손수 노동으로 창조하신 분이라는 노동자 하나님을 믿으며 살아간다"는 고백으로 말씀을 전했다.
신 목사는 생계 때문에 노조활동을 했다는 한 건설노동자의 죽음은 거대 자본과 부패한 정치권력의 야합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신승원 목사는 "노동자의 손에서 노동을 빼앗는 자들은 우리의 생명을 빼앗는 강도와 같다"며, "권력과 야합한 자들의 온갖 부도덕함이 지금 온 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이어 "저에게는 '먹고 살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양회동 열사의) 유서의 한 마디 말이 노동의 단절과 소외가 일상화된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의 현실을 고발하는 처절한 절규처럼 들렸다"며, "노동을 저버린 권력의 끝이 좋을 수가 없고, 입만 열만 거짓 선동에 꼼수나 부리는 자들의 뒤끝이 좋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표기도에 나선 김기원 예수살기 전국 총무는 "윤석열 정권의 악랄한 만행이 삶 곳곳을 헤집어 파고들며 망가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원 총무는 "양회동 열사의 죽음은 우리의 설움이자 이 땅의 분노"라며, "이 설움과 이 분노를 주님께서 다스려주시고 씻어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회에서는 우리 사회 거대 자본에 눌린 이웃들을 위해 연대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시대적 사명임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추모사를 전한 황인근 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은 "우리의 추모는 연대가 돼야 하고 우리의 추모는 이 엄혹한 세상 속에서 세상을 관통하는 분명한 시선이 돼야 한다"며, "슬픈 마음 잠시 두고 가는 것 말고 냉정하게 이 세상 바라보고 시대정신을 다시 찾아내고 그리스도 뜻을 받들어 나아가는 것 그리고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추모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들은 양회동 열사의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며, 개신교계의 연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한수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장 증언에서 "양회동 열사는 강원도라는 척박한 동네에서 건설사들에게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현장을 요구하고, 우리 조합원들의 고용과 임단협이 적용되는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건설현장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던 동지였다"고 말했다.
강한수 부위원장은 "이렇게 조합원만 보고 달려온 양회동 열사에게 윤석열 정권은 공갈죄와 건폭으로 몰아세웠다"며, "우리 건설노동자와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양회동 열사 명예회복을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노동자 고 양회동 열사 추모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며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 건설을 위해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기도회는 밤 10시 쯤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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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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