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의 대학 ‘폴리텍’

양종곤 기자 2023. 5. 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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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를 졸업한 최우리씨의 삶은 4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2번은 예상 못한, 원하지 않던 삶과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야 했다.

나머지 2번은 목표를 갖고 스스로 만든 삶이다.

그가 다시 그녀의 삶을 찾기로 하고 찾은 곳은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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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조교였던 최우리씨, 경단녀·동생 간병인으로
정수캠퍼스서 악바리 대학생···엔지니어로 거듭나
중장년 취업 위해 다양한 무료 교육 과정 돋보여
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 그린에너지설비과 학생들이 16일 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양종곤 기자
[서울경제]

부산외대를 졸업한 최우리씨의 삶은 4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2번은 예상 못한, 원하지 않던 삶과 이름으로 불리며 살아야 했다. 나머지 2번은 목표를 갖고 스스로 만든 삶이다. 첫번째는 25살 결혼이다. 모교에서 조교로 남부럽지 않던 그녀에게 '경력단절여성'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두번째 기로는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다. 동생은 장기 투병을 할만큼 장애 정도가 심했다. 그녀는 동생의 '간병인'으로 4년을 보냈다. 그녀가 부산에서 일산으로 이사를 오게 된 이유도 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30대 대학생' 이다. 30대 중반이 된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나이, 학력, 자격증 모두 사회로 다시 진출하기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가 다시 그녀의 삶을 찾기로 하고 찾은 곳은 한국폴리텍대학 서울정수캠퍼스다.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스타트자동화과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그녀는 악바리로 통하는 학생이었을 것 같다. 일산에서 정수캠퍼스까지 보통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하지만 그녀는 지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현재 그녀의 네번째 이름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의 잘 나가는 직원이다.

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가 만든 학생들의 졸업후기집에 실린 일화다. 고용부 산하인 폴리텍대는 국비로 지원되는 강소대학이다. 학비도 일반 전문대 보다 저렴한데다 다양한 현장의 장비를 마음껏 써보고 취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대학으로 평가된다. 현장형 인재를 키우다보니 기업들의 평가도 후하다. 최근 자동차학과 학생 5명은 테슬라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았다.

최근 정수캠퍼스는 중장년의 취업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린에너지설비과와 자동차과의 경우 앞선 교육과정 경쟁률이 3대 1을 기록할만큼 인기가 높다. 60세인 임성춘씨도 정수캠퍼스 늦깎이 대학생이다. 35년간 기계설비와 시공관리를 한 생활과 캠퍼스 교육이 만나자 정수캠퍼스의 ‘자랑’이 됐다. 그는 전국에서 2000여명에 불과 할만큼 귀한 배관기능장이다. 정수캠퍼스는 올해 전기차 정비 설비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현장 수요에 맞춰 교육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박성희 학장은 중장년 누구나 새로운 삶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박 학장은 "현장과 이론을 모두 잘 아는 교수진을 꾸렸고 더 많은 교수들을 영입하려고 한다"며 "새로운 삶을 꿈꾸는 중년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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