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경기침체인데 전기요금까지…산업계도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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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h(킬로와트시)당 8원 오른 가운데 산업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올라갔다.
통상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당 1원 오를 때 100억원 정도 생산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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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추가적 요금 인상은 신중한 검토 필요해”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전기요금이 ㎾h(킬로와트시)당 8원 오른 가운데 산업계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생산비용 증가가 불가피해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들고, 고금리 등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갈 돈만 늘어나게 됐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5일 정부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각각 5.3%씩 인상했다.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올라갔다. 이번 인상은 가정용, 산업용 차등 없이 일괄 적용된다.
이에 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전체 전력 사용량은 5334억㎾h로 집계됐다. 이중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2913억㎾h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약 55%에 달했다.
산업계에서 전력 사용량이 높은 업종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다. 업종 특성상 온도 제어를 위해 냉·난방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고 오염물질 제거를 위해 공기 정화도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1년 전력 사용량은 1,2위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의 전력 사용량은 각각 1만8412GWh와 9209GWh였다.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기요금으로 1조7461억원과 8670억원을 납부했다.
연간 사용량을 2021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으로 삼성전자가 연간 내야 할 전기요금은 1473억원 늘어난다. SK하이닉스도 737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수요 부진으로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 회사의 올해 연간 추정 영업손실은 각각 10조원 안팎이다. 역대급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 지출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2021년 기준 전력사용량 4,5위를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그해 각각 6505억원, 5862억원의 전기요금을 납부했다. 이들 기업은 이번 인상으로 500억원에 가까운 추가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
철강업계도 비상이다. 통상 철강업계는 전기요금이 ㎾당 1원 오를 때 100억원 정도 생산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술적으로 이번 인상으로 약 800억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
2021년 전력사용량 3위를 기록했던 현대제철(7038GWh)의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동시에 제품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현대제철은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인상함에 따라 원가 변동분을 판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철근 제품 가격은 1분기 전기요금 상승분을 반영해 고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 상황이 나쁘더라도 에너지 요금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춰봤을 때 제품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가 어렵고 수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향후 추가적 요금 인상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요금 조정 외에 수요 관리, 에너지 시설 투자 확대 등 관련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세계 경제 침체로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 수출업계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수출기업에 대한 세심하고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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