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 샌 정부보조 ‘눈먼 돈’… 감사원, 민간단체 73명 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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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처럼 써 온 비영리민간단체 10곳의 조직적 횡령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 측은 "이번 감사는 비영리민간단체의 횡령 등 회계부정과 그 조력 행위를 엄단하여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실시했다"며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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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장소 호텔 리조트 사적 사용도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처럼 써 온 비영리민간단체 10곳의 조직적 횡령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이들 단체 대표 등 73명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언론보도 및 제보 등을 토대로 회계부정 의심 단체를 선별해 지난해 8월 10일부터 지난 2월 3일까지 고의적 부정 여부를 집중 점검한 결과 10곳의 횡령 사실을 확인, 73명을 횡령·사기·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횡령 등의 행위를 도운 21개 거래업체와 직원 등 36명은 수사 참고사항으로 송부됐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 및 국방부의 보조사업에 참여한 문화 관련 사업 보조단체 본부장 A 씨는 회계간사 B 씨와 공모해 허위 강사료를 지급한 후 되돌려 받는 방식 등으로 보조금 10억5300만여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B 씨의 남편·지인 등 19명을 허위 강사로 등록하게 하고 강사료 356회분을 지급한 뒤 B의 가족과 지인을 이용해 되돌려 받는 등 총 1억1800만여 원을 횡령했고, 홈쇼핑 업체에 근무하는 지인 C 씨와 공모해 D 씨를 허위 강사로 등록하고 강사료 51회분 총 2000만여 원을 지급한 뒤 명절 선물 구입비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현수막 제작업체 등 9개 업체에 18회에 걸쳐 물품·용역 대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B 씨와 지인을 이용하여 되돌려 받는 등 총 9800만여 원을 횡령했다. 영상 제작업체 등 16개 업체에 81회에 걸쳐 물품·용역 대금을 지급한 뒤 사업 취소 등을 이유로 일부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해 가족 등을 통해 되돌려 받거나, 단체 보조금에서 자녀 회사 운영비 4억8500만 원을 집행하는 등 총 6억 4700만여 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더해 A 씨는 강사 워크숍 등 행사 비용으로 5회에 걸쳐 호텔 리조트에 4000만여 원을 지급했지만, 행사 비용으로는 400만여 원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A 및 가족 등이 30회에 걸쳐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의 며느리가 실제 근무하지 않는데도 허위로 급여 서류를 작성해 46개월 동안 총 6000만여 원을 지급한 사실도 밝혀졌다.
최근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 등에 대해 정부 보조금 지급액이 증가하면서 횡령 등 회계 부정은 계속 벌어지는 추세다. 비영리민간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2016년 3조5571억 원에서 2022년 5조4446억 원으로 1조8875억 원(53.1%) 늘었다.
감사원 측은 “이번 감사는 비영리민간단체의 횡령 등 회계부정과 그 조력 행위를 엄단하여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실시했다”며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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