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돈 들여 '도로구멍' 메운 이탈리아 주민에 '벌금 90만원'

장연제 기자 2023. 5. 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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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마을 바를라시나에 사는 70대 남성 클라우디오 트렌타는 지난달 26일 주변 횡단보도에 생긴 지름 30㎝ 크기의 포트홀을 직접 메웠다가 당국으로부터 벌금 통지서를 받았다. 〈사진=클라우디오 트렌타 페이스북〉

이탈리아의 한 시민이 도로 위 '포트홀(Pothole)'을 직접 메운 뒤 현지 당국으로부터 벌금과 원상 복구 명령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포트홀은 도로 표면에 생기는 움푹 파인 구멍으로, 자칫 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운전자들에겐 '도로 위 지뢰'로 불립니다.

현지시간 15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작은 마을 바를라시나에 사는 70대 남성 클라우디오 트렌타는 지난달 26일 주변 횡단보도에 생긴 지름 30㎝ 크기의 포트홀을 직접 메웠습니다.

당초 트렌타는 당국에 포트홀을 메워달라고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으나, 3개월이 지나도록 조치가 없자 자비를 들여 이런 일을 했습니다.

지역 당국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트렌타에게 벌금 622유로, 우리 돈으로 9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또 도로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으라는 황당한 요구도 했다. 〈사진=클라우디오 트렌타 페이스북〉

그런데 지역 당국은 이달 10일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며 트렌타에게 벌금 622유로, 우리 돈으로 9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또 도로를 원래 상태로 돌려놓으라는 황당한 요구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수도 로마에만 포트홀이 1만 개에 달할 정도로 전국 도로 곳곳이 포트홀투성이지만 행정 당국은 예산과 인력,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보수 작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렌타의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국가가 할 일을 대신한 주민에게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벌금 부과를 하는 게 말이 되냐며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비토리오 스가르비 문화부 차관도 "고속도로법에도 상식이 있다"며 "상식적으로 트렌타에게 감사를 표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렌타는 "이 처분이 취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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