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 상임위서 단독 처리…與 퇴장

김경호 2023. 5. 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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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국민의힘 교육위 간사는 항의하며 퇴장
국민의힘은 관련 재원 마련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반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교육위원회가 16일 야당 단독으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상환법)'을 의결했다. 이태규 국민의힘 교육위 간사는 항의하며 퇴장했다.

교육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학자금상환법 대안을 상정했다. 국민의힘 교육위원들은 해당 법을 반대하며 전체회의에 불참했고, 간사인 이태규 의원만 참석해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다 표결 직전 퇴장했다.

학자금상환법은 실직 등의 이유로 학자금 상환을 유예하면 해당 기간 동안 이자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관련 재원 마련과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힘 간사는 "학자금상환법에 대해 분명히 반대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정책은 가치와 철학의 지향점이 뚜렷해야한다. 특히 국민의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경우에는 사회와 공동체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간사는 "민주당이 여당일 때는 방치하다가 야당이 되니 갑자기 중요한 민생법안이라며 밀어붙이고 있다"며 "여당 때는 정부가 재정문제로 반대하니 가만있다가 이제 야당이 되니 뒷감당은 윤석열 정부가 알아서 하라며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위법사례를 반성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재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을 위장탈당시켜 처리한 법사위 검수완박법 처리 과정은 국회법을 위반했고 다수결 원칙도 어겼다고 지적했다"며 "그런데도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교육위로 와서 학자금상환법을 강행처리한건 절차적으로나 민주적으로나 정당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태규 간사는 "이 법안은 4인가구 월가구 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가구의 청년들에게도 이자를 면제해주고 있다"며 "그럴 재정이 있다면 저소득 가구나 자립청년 등 어려운 가구의 청년들을 더 지원하는 게 사회형평성과 정의에 맞다"고 강조했다.

이 간사는 "고졸이하 청년들에겐 대출 혜택 자체가 없고 서민소액대출도 이자율이 3~4%인점을 감안하면 학자금 대출 1.7%이자까지 중상층 청년들에게 면제해주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태규 간사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섰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도대체 1년 동안 무소속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민형배 의원이 안건조정위원회 위원 자격이 없다면 누가 있다는 말이냐"며 "같은 상임위에 있는 동료 의원의 행적과 정치적 행위에 대해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태규 의원님이 말씀하신 8구간의 소득 1000만원은 실질소득이 아니라 월 소득에 자산을 더하는 복잡한 계산식을 더해서 정부가 산출한 소득 인정액"이라며 "실제 8구간의 소득은 지난해 2학기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527만원 정도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실질소득이 500만원대인데 꼭 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처럼 계산한 방식을 반대 근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대출금리 1%를 낮추면 학자금 대출 추가 수요자가 약 7만명 발생할거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그 연구 용역자료는 2010년에 발표된 자료다. 2012년부터 지금 되고 있는 국가장학금의 지급액과 보장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학자금 대출 수요가 줄었다. 따라서 계산자체가 틀린 계산식으로 법안을 반대하는 건 인정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소속이었다가 최근 민주당으로 복당한 민형배 의원은 "헌재에서 제 탈당에 대한 판단은 없었다"며 "지금 교육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행과정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시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규 국민의힘 간사는 "제가 이렇게 말씀드렸는데도 불구하고 강행처리한다면 저는 퇴장하겠다"고 말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앞서 교육위 안건조정위원회(안조위)는 지난달 17일 여당 퇴장 속 학자금상환법을 의결한 바 있다. 여당은 당시 안조위에 민주당이었다가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속해 있다며 반발했다.

한편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 시작 전 스쿨존에서 교통사고 사망한 배승아, 황예서, 조은결 어린이에 대한 묵념을 제안했다. 이날 참석한 교육위원 일동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 묵념 후 회의를 시작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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