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물류기업 71% “작년 이상 채용”, 왜?
올해 들어 ‘사실상의 코로나 19 엔데믹’과 경기 악화로 물류업계 매출이 줄었지만 10곳 중 7곳은 지난해 이상 규모로 채용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원거리 근무로 구직자들의 기피 현상이 두드러져 오래전부터 상시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물류센터의 경우 창고 관리, 상·하차, 소화물 분류 등의 업무를 하는 부서 정원이 20명인데 현재 10명도 채우지 못해 직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물류기업 19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 이후 물류기업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47.2%가 지난 1분기 매출 실적이 코로나 19 기간이던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물동량 감소’(83.7%)와 ‘운임 하락’(39.8%)이 가장 많았다.
대한상의는 “해운과 항공의 경우 코로나 기간 운임 상승의 수혜를 많이 받았고, 택배를 비롯한 국내 물류업계도 비대면 온라인 시장 성장에 따른 물동량 증가로 실적이 좋았다”며 “마스크 해제와 야외활동 증가로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지며 전반적인 물류기업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코로나 19 위기 단계가 하향된 올 하반기에도 물류시장 경기가 나쁠 것으로 내다봤다. 2020~2022년과 비교해 이번 하반기 물류시장 경기 전망을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51.3%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할 것’이라거나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각각 27.9%, 20.8%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환율 변동, 유가 등락 등 여러 불안 요인이 더해져 비즈니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이 부정적 전망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에도 기업들의 채용은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채용 계획에 대해 응답 기업의 59.4%가 ‘작년 수준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했다. ‘채용 확대’도 11.7%에 달해 전체적으로 71.1%는 지난해 이상의 규모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 분야는 응답 기업의 62.4%가 ‘물류 현장인력’을 꼽았다.
이 같은 현상은 물류기업들이 고질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 특히 업체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안에서도 대중교통이 잘 닿지 않는 외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기숙사에 사는 게 용이한 외국인노동자 채용을 원활하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은철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정보기술(IT) 기반의 디지털 혁신이 물류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인력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물류 현장에서의 구인난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택배, 화물운송, 수출입 물류현장에서 외국인 고용 확대가, 중장기적으로는 물류자동 전환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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