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교육위 ‘학자금 상환법’ 단독 처리에 “정치적 명분 상실… 철회하라”

민영빈 기자 2023. 5. 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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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정당성·사회적 형평성 및 정의에 문제점도 제기

국민의힘은 16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정략적 접근으로 정치적 명분을 상실했고, 청년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단독 처리 규탄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교육위원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민주당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강행 처리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상정해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지난달 야당 단독으로 안건조정위에서 의결한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반발하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단독 강행 처리에 항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개정안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해당 법안은 학자금을 대출받은 대학·대학생은 취업 뒤 소득이 생길 때부터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취업 전까지 소득이 없을 때 발생하는 이자를 면제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취업 후라도 육아 휴직·실직·폐업 등으로 소득이 사라진 기간에 생긴 이자도 면제된다. 이 법안대로라면 1년에 1억원대 소득 가구도 학자금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국가 정책은 어떤 가치를 실현할지 철학과 원칙, 기준이 뚜렷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정책의 경우 사회나 공동체의 가치와 지향점의 절충점을 찾아 국민 통합을 추진하고 재정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하려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은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은) 지나치게 정략적 접근이라 정치적 명분을 상실했다”며 “민주당이 법안처리에 더 유리하고 책임 있는 환경이었던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일 때는 원론적 논의 수준에 머물렀던 법안이다. 그런데 야당이 되니, 갑자기 최우선적 민생법이라며 밀어붙이는 게 어떤 정치적 명분이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 절차적 정당성에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당시 무소속으로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해 법안 처리를 도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헌법재판소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후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에 포함해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처리 과정은 국회법을 위반했고 헌법의 다수결 원칙까지 어겼다고 결정했다”며 “헌재 판결에 의해 문제가 확인된 ‘탈당으로 인한 안건조정위 의결 정족수 확보’가 동일하게 반복됐다면 이건 헌재 판결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나. 이게 어떻게 절차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나”라고 말했다.

끝으로 법안의 취지가 사회적 형평성과 정의에 어긋난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이 법안은 소득 8구간, 월 가구소득이 1000만원이 넘는 가구의 청년들에게도 이자를 면제하개 돼 있다”며 “그럴 재정이 있다면 저소득층 가구나 자립 청년 등 어려운 가구의 청년들을 더 지원하는 게 사회 형평성과 정의에 더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고졸 이하 청년들은 아예 이런 대출 혜택 자체가 없고, 서민 소액 대출도 이자율이 3~4%임을 감안하면 학자금 대출 1.7%의 이자를 중산층 가구 청년들까지 면제해 주자는 건 청년을 생각하는 게 아닌 청년의 표를 노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재원이 한정돼 있거나 경제·사회적 불평등이 발생해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어렵고 가난한 계층에게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분배해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정의에 더 맞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 “강행 처리 철회와 함께 여당의 의견을 존중해 대화와 절충에 성실히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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