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윤리특위 구성 합의···김남국 징계하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여야 간사를 맡기로 한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오른쪽)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위원회 구성 및 향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16일 합의했다. 여야는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 끝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 징계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조기 징계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진상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이양수 국민의힘·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오는 17일 국회 윤리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간사와 소위원장 선임 안건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윤리특위 위원장에는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간사에는 이 수석이, 민주당 간사에는 송 수석이 각각 내정됐다. 여야는 윤리특위 1소위를 국민의힘이, 2소위를 민주당이 맡기로 잠정 합의했다. 1소위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관련 징계 사유를, 2소위는 기타 사유·수사·재판 관련 징계 사유를 담당한다.

국민의힘은 17일 윤리특위 구성을 위한 전체회의에서 김 의원 징계안도 조기 처리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 수석은 회동 직후 “여야가 김 의원에 대한 공동 징계안을 오늘 발의하면 내일(17일) 전체회의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수석은 “당의 절차가 있어서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8일 김 의원이 거액의 가상자산 투자 논란으로 국회의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징계안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동의만 있으면 최대 20일인 숙려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김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의 징계안 처리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여야 의원들에 대한 징계안이 지금 30여건 이상 대기 중인데 김 의원처럼 시급성을 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바로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윤리특위에는 김 의원뿐 아니라 태영호·권성동·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여야 의원 징계안 36건이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당 자체 진상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추가 조사에 대한 결론을 근거로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결정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김 의원을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탈당한 김 의원이 진상조사에 제대로 협조할지도 미지수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김 의원에게 (코인 거래 내역) 상세 자료를 다시 한번 요청했지만 자료를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할지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상조사단원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윤리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변재일 의원이 가장 강하게 윤리특위 제소를 주장했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이재명 대표 지도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