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까지 이자장사 ‘올인’… 기업·산업은행, 올해 이자수익 20兆 예상
산업은행, 6조9245억원 이자수익 전망
은행권 ‘이자장사’ 비판 속 비이자수익 확대 노력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내부적으로 올해 예상되는 이자수익을 20조원 정도로 추산했다. 정책적으로 기업 대출을 확대하면서 올해 예상 이자수익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와 비슷하게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이 비이자수익 확대 등의 노력을 동반하지 않고는 민간 은행과 같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조선비즈가 확보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올해 예상 수입현황 문서에 따르면 두 은행의 이자수익 내부 예상치는 전년보다 2.24% 증가한 19조1839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도 국책은행의 이자수익은 18조7636억원이다.
기업은행은 올해 이자수익 예상치를 12조3594억원으로 전망했다. 산업은행의 예상치는 6조8245억원이다. 기업은행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전년과 유사하게 이자수익을 전망했다. 산업은행은 이자수익이 전년보다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조5329억원, 산업은행은 6조2307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바 있다.
국책은행의 이자수익 증가는 대출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고물가·고환율 등 복합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안전판’ 역할을 국책은행이 맡으며 기업 대출을 크게 늘려 이자수익도 동반해 증가한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 대출 증가에 따라 이자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3조원 늘린 56조원으로 설정했다. 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목표액을 전년보다 1조원 늘린 48조원으로 설정했으며, 올해 대출 목표는 66조5000억원으로 정했다.
이자수익의 확대는 곧 이자이익의 확대로 이어지며 은행이 ‘이자 장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칠 수 있다. 지난해 7조6165억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올해 7조7020억원(증권가 추정치)의 이자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초 대출의 목표이익률을 전년보다 높이 잡으며 마진율을 높였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의 목표이익률을 올해 2월 기준 각각 1.10%, 1.09%로 전년 대비 상향해 설정했다. 목표이익률은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로, 이를 높였다는 것은 대출이자에 붙이는 수익을 늘려 잡았다는 의미다.
대출금리도 낮지 않은 편이다.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대출금리는 5.10%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에서는 신한은행(4.99%), NH농협은행(5.01%)이 기업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했다. 기업대출로 한정 지어도 신한은행(5.08%)이 기업은행(5.12%)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었다. 다만, 산업은행의 경우에는 대출금리 4.87%, 기업대출금리 4.94%로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국책은행이 최근 은행권을 향한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피하려면 비이자수익 확대나 대출금리 인하와 같은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러한 노력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민간 은행처럼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이자수익을 동반하지 않고 이자이익만 좋아지는 이자수익의 증가는 최근 은행권이 지적받고 있는 이자 장사나 다를 바 없다”라고 했다.
국책은행 또한 돈 잔치 비판을 피하기 위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은 기업고객 마이데이터서비스 도입, 중소기업 데이터 뱅크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 등을 통해 비이자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2734억원의 비이자수익을 거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은 경영환경에 따라 급격하게 달라질 수 있어 한순간에 수수료 수입이 단절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라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수탁, 자산관리 등 시장 성장세 가파른 부문에 경영자원을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등 비이자이익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경감과 위기극복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중소기업 통합 금리지원 패키지’를 통해 3년간 1조원의 금리를 감면하며 우량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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