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 동성애 혐오 반대 불참 선수 징계 촉구…“표현의 자유 침해”
프랑스 정부가 자국 프로축구 클럽에 동성애 혐오 반대 의사 표시에 불참한 선수들을 제재하라고 촉구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차별 금지 취지와 별개로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 스포츠부 장관은 오는 17일 ‘국제 동성애 혐오, 성전환 혐오, 양성 혐오 반대의 날’을 지지하는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구단 차원의 징계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주말 프랑스 프로축구 1·2부 선수들은 유니폼에 무지개색 등 번호를 달고, 동성애 혐오 반대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코치진도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리그앙 툴루즈의 일부 선수들은 항의의 표시로 지난 14일 낭트와의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 툴루즈는 성명을 통해 “일부 선수들은 자신들의 이미지가 성 소수자 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색과 연관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우데아-카스테라 장관은 “제재를 가하는 것은 구단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차별 금지라는 기본적인 주제와 연관된 이런 행사에는 모습을 드러낼 의무가 있다”며 해당 선수 징계를 압박했다.
툴루즈와 경기를 치렀던 낭트는 무지개색 등번호가 달린 유니폼을 입은 채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거부한 이집트 출신 공격수 무함마드 무스타파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구단은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프랑스 프로축구 선수 협회는 모든 선수가 ‘집단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는 없다며 반박했다. 선수 노조는 정부의 선수 제재 요청 자체가 경악스럽다며 날을 세웠다.
낭트전에 결장했던 툴루즈 선수 자카리아 아부크랄(모로코)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존중은 내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며 “존중은 다른 사람에 대한 것은 물론 나의 개인적인 신념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리그가 막판으로 향하면서 순위 다툼이 치열해진 시점에 이런 동성애 혐오 반대 행사를 벌인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리그앙 강등권과 승점 5점밖에 차이 나지 않는 브레스트의 에릭 로이 감독은 “동성애 혐오에 반대하는 주말 경기 프로그램은 재앙”이라며 “모든 사람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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