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카드내역서에 '화들짝'...이태리 현지 식당 직원 '이 말'에 속았다

'단말기 멀리 있다' 말에 카드 맡겼더니...온라인서 무단 사용
마사지업소 탈의실에 보관한 지갑서 카드 복제해 귀금속 쇼핑
금감원, 국내외 카드 부정사용 피해 증가...'소비자경보' 발령
해외 카드 부정사용 건당 피해액, 국내 5배 이상..수법도 다양화
외국이라 대처도 어려워...보상률 높이고 피해 막으려면?

이미지= 망고보드

#이탈리아 여행을 간 A씨는 식사 후 카드로 결제를 했습니다. 식당 직원이 카드 단말기가 멀리 있다며 카드를 전네줄 것을 요청했고, A씨는 의심없이 카드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직원이 카드 결제 전 A씨의 카드 정보를 유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했습니다.

#B씨는 동남아 여행 중 마사지업소를 방문해 가방과 지갑을 탈의실에 보관했다가 카드의 IC칩을 바꿔치기 당해 귀금속 숍에서 사용하지도 않은 거액이 결제됐습니다. B씨는 단순히 IC칩이 손상된 줄 알아 의심없이 다른 카드를 사용했고, 카드사도 정상거래로 간주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의 감시망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최근 국내외 여행수요가 크게 늘면서 카드 도난, 분실, 복제 등에 따른 카드 부정사용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발생하는 부정거래의 경우 사기 수법이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오늘(16일) 대체 공휴일에 따른 연휴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시 카드 도난 분실, 위·변조 등으로 인한 피해 방지를 위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으로 인한 피해액은 64억 2천만 원으로 집계돼 전년도(49억 1천만 원)보다 30.7% 늘었습니다.

카드 부정사용 건수 역시 2만 1,522건으로, 전년도 1만 7,969건보다 19.7% 증가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렇게 피해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국내외 여행수요 확대에 따른 도난분실에 의한 부정사용 증가에 기인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해외의 경우 국내 대비 사고발생시 대처가 용이치 않다는 점을 노려 갈수록 사고액이 커지고 있으며, 사기수법도 다양화되는 추세입니다.

실제 카드 부정사용 1건당 평균 피해액수를 보면, 해외가 128만 9천 원으로, 국내(24만 1천 원)보다 5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대체 공휴일과 여름 휴가철 등을 이용해 해외 여행자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외 부정사용 피해도 증가할 전망된다며 피해 예방을 위한 행동요령을 소개했습니다.

해외 카드 부정사용 피해사례 설명도(금감원 제공)

■ 출국 전 캐리어 챙기기 전에 이것부터

금감원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출국 전 '해외사용 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입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카드 사용국가, 1일 사용금액, 사용기간 등을 설정하는 것으로, 해외 각지에서 거액 부정결제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출입국정보활용'에 동의해 출국 기록이 없거나 입국이 확인된 이후에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차단해는 방법도 있습니다.

■ 카드분실, 해외선 더 '우왕좌앙'..."미리 준비합시다"

출국 전 카드사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카드분실 신고 전화번호를 메모해뒀다가, 카드 분실 시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카드 부정사용 피해 중 96.7%가 카드 도난 분실에 의한 부정사용으로 발생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카드 정지 신고절차가 쉽지 않은 점을 노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서 미리 행동요령을 숙지했다가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 카드 뒷면 서명 '필수'...안 하면 보상률 감소할 수도

카드 부정사용의 경우 카드 회원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카드사에서 전액 보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카드 이용자 본인의 과실이 있을 경우엔 과실 정도에 따라 보상률이 차등 적용되는데, 카드 뒷면 서명 등 이용자의 작은 주의로도 보상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결제 편의를 위해 카드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행위, 해외여행 시 가족 명의 카드 지참, 뒤늦은 카드분실 신고 등의 부주의한 행동도 보상률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카드 결제 '내 눈' 앞에서...사설 ATM기 사용 삼가야

금감원은 카드 결제 시 카드를 타인에게 맡기게 되면 카드정보 유출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 반드시 결제과정을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사기범의 조작이 가능한 해외 사설 ATM기 사용을 최대한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프랑스 여행 중 사설 ATM기를 사용하다가 카드가 복제돼 피해를 입은 사례를 설명하며 거듭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