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 늙는다…지방세포 노화 불러오는 이것은 무엇일까
비만할수록 지방세포 노화 가속화…대사질환 위험 ↑
(서울=뉴스1) 음상준 보건의료전문기자 = 누구나 늙는다. 선천적 요인이나 후천적 노력에 따른 속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모든 생명체는 생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노화를 거치게 된다.
지방세포라고 예외는 아니다. 또한 지방세포의 노화 역시 다른 신체 노화와 마찬가지로 외형은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365mc 청주점 이길상 대표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지방세포의 노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가속화하는 요인을 정리해 봤다.
◇노화된 지방세포야말로 나잇살의 주범
흔히 지방세포는 그저 몸을 비대하게 만드는 쓸모없는 세포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길상 대표원장은 "지방세포는 단순히 지방을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저장해 놓은 중성지방을 지방산으로 활발히 분해해 적기에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화가 시간에 따른 세포 손상 축적으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지방세포가 노화하면 지방분해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미카엘 라이덴 교수팀은 지방세포의 노화를 연구했다. 30~35세 사이의 건강한 여성들에게서 지방세포를 채취한 뒤 13년 후 지방세포를 다시 채취해 지방분해 능력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지방세포의 지방분해 능력이 13년 전보다 현저히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은 변하지 않았지만 축적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 흔히 나잇살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지방 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지방 조직이 자꾸 비대해지는 데 기인한 것이다.
◇두둑한 내장지방이 지방세포 노화 현상 유도
비만한 사람일수록 지방세포의 노화가 더 가속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나잇살이 붙는 것을 떠나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김재범 교수 연구팀의 조사 결과 비만 시 내장지방에서 지방세포 노화현상이 매우 빠르게 유도됐다. 연구팀은 비만 케이스에서 지방세포가 빠르게 노화되는 원인으로 'SREBP1c 단백질의 저하'를 꼽았다. 이는 세포노화의 원인인 DNA 손상 축적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수록 지방조직 염증 반응 및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한 경우 적정 체중으로 돌리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허벅지·팔뚝 등 부분 비만은 물론 복부 내장지방에 경계심을 갖고 허리둘레 줄이기에 주력해야 한다.
이길상 대표원장은 "복부는 피하지방은 물론, 내부 장기 사이에도 지방이 끼는 등 2중으로 지방이 차오르는 부위"라며 "피하지방의 경우 지방흡입 등을 적용할 수 있지만 아디포카인 등 염증물질을 분비하는 내장지방은 식단 조절, 유산소 운동만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설탕·탄수화물·트랜스지방 피해야
지방세포 노화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흔히 알고 있는 바람직한 생활습관과 일치한다. 저탄수화물 고단백으로 영양균형을 갖춘 식사를 과식하지 않고 여기에 규칙적인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게 어렵다면 세포 노화에 가장 좋지 않은 습관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원장은 단순 당(탄수화물)과 트랜스지방이 듬뿍 들어 있는 가공식품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량의 설탕을 섭취하면 세포노화의 지표인 텔로미어 길이의 단축이 가속화된다. 탄산음료를 주기적으로 자주 마시면 세포 노화가 조기에 발생했다는 연구결과도 다수 있다.
이길상 대표원장은 "탄산음료는 섭취량에 비해 칼로리가 높고 심지어 자극적인 맛으로 식욕을 촉진하다 보니 세포노화와 함께 체중 증가까지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트랜스지방도 멀리해야 한다. 해로운 지질을 자주 섭취하면 염증이 발생하고 세포 노화가 빨라진다.
이길상 대표원장은 "간혹 지방흡입으로 지방세포 수를 줄이면 노화가 덜하지 않냐고 묻는 고객도 있지만 지방세포 감소로 염증 분비는 줄어들겠으나 세포의 노화 자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의료기술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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