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공화국' 미국…정부부채 4경원에 가계부채 2경원 돌파

2023. 5. 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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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계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달러를 돌파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5월15일 공개한 1분기 가계 부채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미국의 전체 가계 부채가 전분기보다 0.9%(1480억 달러) 늘어난 17조5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미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최근 미 정부의 연방정부 부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불거지며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가계부채 뿐 아니라 연방정부 부채 또한 지난해 10월 31조4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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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계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조달러를 돌파했다. 미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높아지는 터에 ‘가계 부채 폭탄’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금융위기의 뇌관이 되는 것은 아닌지 더욱 근심을 사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5월15일 공개한 1분기 가계 부채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미국의 전체 가계 부채가 전분기보다 0.9%(1480억 달러) 늘어난 17조5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약 2경2856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4분기보다 2조9000억 달러가 불어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 가계 부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대출은 3월 말 기준 12조400억 달러로 1210억달러 증가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 '제로 금리'로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관련 대출은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로 최근 들어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신규 모기지 대출은 총 3240억달러로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에 그쳤다. 전분기보다 35%, 전년 동기보다 62% 각각 급감한 수준이다. 뉴욕 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3월 이후 1400만 건의 모기지 리파이낸싱이 이뤄졌다. 이 중 3분의 2에 육박하는 64%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목적이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시중 모기지 금리가 6%대 중반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보 자산 압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뉴욕 연은은 전했다.

하지만 모기지 대출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여파 속에서 미국인들의 빚은 전체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 지출이 많은 미국의 소비 패턴 때문에 1분기 가계부채 증가세는 주춤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 20여년간 1분기에는 신용카드 지출이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올해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학자금 대출은 1조60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90억달러, 오토론은 1조5600억달러로 전분기보다 100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젊은층은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자동차 구입 대출 부담이 늘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0.6%포인트, 오토론 연체율은 0.2%포인트 각각 증가해 팬데믹 이전과 비슷하거나 당시 수준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가계의 대출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가계부채 문제는 최근 미 정부의 연방정부 부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불거지며 더욱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은 가계부채 뿐 아니라 연방정부 부채 또한 지난해 10월 31조4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 돈으로 약 4경1957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5월15일 “미 의회가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이르면 6월1일에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고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5월9일에 이어 5월16일 2차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조건을 달지 말고 부채 한도를 올리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지출 삭감이 전제돼야 한다는 매카시 하원의장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매카시 의원은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매우 걱정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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