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DNA가 공기중에 떠다닌다…"eDNA, 유용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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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모래사장이나 실내 공간의 공기에서 채취된 '환경 DNA(eDNA)' 속에 개인의 신원 확인이 가능할 정도의 DNA가 담겨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데이비드 더피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채취한 eDNA에서 많은 사람의 DNA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인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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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모래사장이나 실내 공간의 공기에서 채취된 '환경 DNA(eDNA)' 속에 개인의 신원 확인이 가능할 정도의 DNA가 담겨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DNA 소유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쉽게 얻을 수 있는 eDNA를 관리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 규정과 윤리적 지침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더피 미국 플로리다대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환경에서 채취한 eDNA에서 많은 사람의 DNA를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인의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에 발표했다.
eDNA 표본 채취는 지상, 수생 생태계에 있는 생체 조직 조각이나 생물학적 물질에서 유전 정보를 얻는 일반적인 기술이다. 이렇게 채취된 eDNA는 야생 생물 개체나 침입 외래종 감시, 과거 환경 재구성, 하수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병원체 검사 등 다양한 목적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야생동물과 병원체 파악을 위해 다양한 eDNA를 채취하던 중 의도치 않게 인간 유전물질을 확인했다. 인간 유전물질은 물가, 해변 모래에 남은 사람의 발자국, 사람이 거주하는 방과 비어있는 방의 공기 등 다양한 환경에서 채취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물질을 '인간 유전자 혼획(HGB)'이라 이름 붙이고 DNA 소유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분석결과 일부 HGB에선 소유자의 혈통이나 특정 질병에 대한 취약 정도와 같은 개인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된 DNA가 발견됐다. 연구팀은 "사람에게서 직접 채취한 DNA 표본과 맞먹을 정도로 양질의 DNA를 채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eDNA가 과학과 의학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DNA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사관들은 범죄 현장에 공기 중에 떠다니는 DNA를 통해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eDNA가 제공하는 유전자 정보는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의도치 않게 채취된 eDNA에서 파악된 개인 정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나탈리 램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한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는 eDNA 표본 채취를 통해 어떤 일이 가능한지 알 수 있었다"며 "이러한 유전자 수집, 분석, 사용 도구의 오용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윤리적,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린 머피 미국 뉴욕대 교수는 "DNA는 개인의 친척과 가족은 물론 조상까지도 추적할 수 있다"며 "미래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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