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료 페이백부터 근태 조작까지... 감사원, 국고보조금 17억 횡령한 비영리단체 수사요청

최상현 2023. 5. 1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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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들이 17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감사원은 국고보조금 17억4000여만원을 조직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 비영리민간단체 대표 등 73명을 횡령,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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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로고 [감사원 제공]

공익 활동에 참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들이 17억원이 넘는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들 단체의 대표와 회계 담당자 등을 경찰에 넘겼다.

16일 감사원은 국고보조금 17억4000여만원을 조직적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 비영리민간단체 대표 등 73명을 횡령, 사기, 보조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비영리민간단체의 공익활동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6년 3조5571억원에서 2022년 5조4446억원으로 6년 간 5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횡령 등 회계부정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감사원은 국고보조금통합관리시스템, 언론보도, 제보 등을 토대로 회계부정 의심 단체를 선별하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감사를 실시해 횡령 등 고의적 부정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들 비영리민간단체는 △허위 경비를 지급한 후 되돌려 받는 방식 △허위 인건비를 지급한 후 되돌려 받는 방식 △보조사업 대표 또는 가족 간에 허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 △이미 개발한 제품을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제출하는 방식 등으로 국고를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문화 관련 사업 보조단체는 허위 강사료나 부풀린 납품 대금을 페이백 받는 방식으로 보조금 10억5300여만원을 횡령했다. 이 단체 본부장 A씨와 회계간사 B씨는 지인 19명을 허위 강사로 등록해 강사료 356회분을 지급하고, 이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1억 1800만원을 횡령했다. A씨는 현수막 제작업체와 영상 제작업체 등에 물품 및 용역 대금을 지급하고 이를 되돌려 받거나, 단체 보조금을 자녀회사 운영비로 집행하는 등의 수법으로 6억 4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한 여성 인권 관련 보조단체의 비상근 대표 C씨는 근무 확인서를 허위 작성해 인건비 665만원을 부정 수급했다. C씨는 총 근무일 100일 중 73일을 근무하지 않았는데, 허위 근무일 중에 해외 여행까지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직원에 대한 허위 인건비를 보조금으로 타내 2억9900만원을 빼돌린 동·식물 보전사업 보조단체 대표 D씨 등도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비영리민간단체의 횡령 등 회계부정과 그 조력 행위를 엄단해 정부 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라면서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감사결과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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