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유학비 지원하고 가족들 호텔 이용하고... 감사원, 비영리단체 보조금 횡령 수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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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 보조금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에 챙긴 일부 비영리단체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16일 비영리 민간단체 10곳이 국고보조금 17억4,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해 단체 대표 등 16명을 횡령,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 보조금 사업 규모가 큰 8개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관련 감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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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강사료 지급 후 돌려받아 빼돌려
허위 계약서 통해 인건비 수령한 경우도
정부 조만간 보조금 전수조사 결과 발표
국고 보조금을 빼돌려 자기 주머니에 챙긴 일부 비영리단체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나랏돈을 자녀 유학비용으로 쓰는 등 '눈먼 돈'처럼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기 급증한 민간단체 국고보조금을 겨냥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어 향후 적발 사례가 더 나올 전망이다.
감사원은 16일 비영리 민간단체 10곳이 국고보조금 17억4,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포착해 단체 대표 등 16명을 횡령, 사기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 또, 부정행위를 도운 거래업체 대표와 직원 관련 내용도 수사 참고자료 형태로 경찰에 전달됐다. 이들을 포함하면 모두 73명이 수사 의뢰된 셈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8월부터 올 2월까지 여성가족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 보조금 사업 규모가 큰 8개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관련 감사를 벌여왔다.
"빼돌린 돈은 자녀 사업 자금, 주택 구입에 써"
적발된 민간단체들은 내부 직원이나 외부 업체 간 공모를 통해 보조금을 가로채왔다. 경비를 허위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는 방식이 많았다. 책 관련 사업을 하는 한 비영리단체는 문체부와 국방부에서 5년간 146억 원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사실상 대표 역할을 한 본부장 A씨는 회계 간사인 B씨와 짜고 강사료 등 10억5,3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남편과 지인 등 19명을 가짜 강사로 등록해 강사료를 지급한 뒤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강의 횟수를 부풀려 많은 돈을 지급하거나 강사료로 명절 선물을 사기도 했다. A씨는 횡령한 돈으로 손녀에게 승마용 말을 사주거나 유학비로 지원했고, 자녀의 사업자금과 주택 구입비로도 썼다.
A씨는 워크숍 등 행사 비용에도 손을 댔다. 행사 공간이 필요하다며 호텔리조트에 4,000여만 원을 선결제했는데 실제 대관료는 400여만 원이었다. 나머지 3,600만 원은 A씨와 가족들이 호텔을 사적으로 이용하는 데 쓰였다.
일하지 않고도 인건비를 챙겨 온 비영리단체도 적발됐다. 여가부로부터 기록물 등재 등의 보조금을 받아온 여성인권단체 대표 C씨는 주 3일씩 매일 9시간을 근무하겠다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감사 결과 총 근무일 100일 중 실제 일한 날은 27일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인건비 665만 원을 모두 받아 챙겼다.
허위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빼돌린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 보호 단체의 대표 D씨와 이사 E씨는 2013~2021년 여가부의 보조사업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에 허위로 전산 용역을 맡기고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총 1억6,200만 원을 횡령했다. 감사원은 이들이 빼돌린 돈을 카드대금 결제 등 사적 용도로 썼다고 밝혔다.
文정부 5년 새 공공 보조금 53.1% 증가
감사원 관계자는 "관련 서류를 조작하는 등 애초 횡령하겠다고 마음먹고 벌인 일이라 보조금을 지급한 부처에서도 감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은 2만7,000여 개의 민간단체 보조금 사업 전수조사를 마치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단체에 지급된 공공 보조금은 2016년 3조5,571억 원에서 2021년 5조4,446억 원으로 53.1%(1조8,875억 원) 늘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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