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사랑해" 여기자 손 억지로 잡은 언론사 부국장…강제추행 벌금형

피해자 거절 의사 밝혔지만 손잡고 안 놔…법원 "죄의식 없이 범행"

서울서부지방법원 ./사진=뉴스1

언론사 부국장이 20대 여성 수습기자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공선봉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국장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동시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다. 신상정보 공개명령과 취업제한 명령 등은 내리지 않았다.

A씨는 2021년 12월 오후 8시50분쯤 서울 마포구 노상에서 자신이 재직 중인 언론사 소속 수습기자 B씨가 "싫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손을 포개어 잡고 40초 정도 놓아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너와 나는 아빠와 딸이다"라며 "딸 사랑해"라고 말했다.

공 부장판사는 "A씨가 상사로서 수습기자인 B씨를 강제추행한 것은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B씨가 거절했음에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자백하고 반성하며 동종 범죄전력이 없다"며 "추행의 정도가 비교적 심한 것은 아니고, 뒤늦게 B씨와 합의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형법상 강제추행이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