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주민들, 中 기자에 하소연…"트리튬은 독성물질"
日, 올해 여름 오염수 해양 방류 시작할 듯
일본 후쿠시마 원주민들이 현지 취재를 나온 중국 기자들에게 "삼중수소(트리튬)는 독성물질"이라며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여름부터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계획이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즈(GT)는 15일(현지시간) 후쿠시마 현지 취재기사에서 "(현지에서) 공포와 불안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며 "현지인들조차 '멋대로 바다에 버리지 말라'며 (원전 오염수 방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GT는 "후쿠시마로 가는 길은 6년 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라며 "도로 주변에 녹슨 표지판, 무너진 가옥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으나 지금은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러나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GT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폐허가 된 인근 토지를 일본 정부에서 사들여 대규모 정비에 나섰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G7 회의를 후쿠시마로 유치하는 등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G7 회의 도중 일본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G7 회원국들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환영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논란을 자초했다. "오염수 방류를 환영할 수 없다"는 독일 측 반박에 부딪히자 니시무라 경제상은 실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굴착을 지난달 완료했으며, 다음달 터널 공사를 완료하고 방류를 개시할 전망이다. 그러나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후쿠시마 현지에서 환경운동가와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한창이라고 GT는 전했다.
환경단체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시민회의'의 치요 오다 공동대표는 중국 취재진에게 "후쿠시마는 공포와 함께 여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무슨 일이든 충분한 이해를 구한 뒤 진행하겠다'는 어촌과의 약속을 어기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시의회 소속 요네야마 츠토무 의원은 "전문적 관점에서 삼중수소와 다른 방사성 물질은 독성을 갖고 있다"며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려진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츠토무 의원은 화학업계 경력이 있다고 한다. 이어, "일본 정부의 꾸준한 방해로 이 주제(삼중수소 등이 인체에 끼치는 연구)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자료나 정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정화를 거친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삼중수소는 ALPS 처리 이후에도 오염수에 남는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삼중수소에 의한 외부피폭의 영향은 거의 없다", "삼중수소는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반면 반(反)핵시민운동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CNIC)의 반 히데유키 대표는 GT 취재진과 만나 "원전 오염수는 삼중수소를 포함해 64개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며 "이를 해양 방류한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무토 류이코 후쿠시마희생자연합회 회장은 "오염수를 해양 방류해도 원전 내 핵연료 잔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며 "일본 정부는 향후 30, 40년 후에 연료봉을 해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해체까지 정확히 얼마나 걸릴지, 성공적인 해체를 위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GT는 후쿠시마 현지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와 공포를 호소하는 것뿐이라며 이들의 후손이 해양을 터전으로 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현장 상황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달 중 시찰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 중 일본 현지를 직접 확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찰단은 20명 내외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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