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부담 줄인다…사전통지 기간 15일→20일 확대

세무조사 혁신안 발표
포괄적 자료 요구 금지
과세 전 적법성 검토회의 도입

국세청 세종청사 전경

국세청이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간을 현행 15일 전에서 20일 전으로 닷새 늘린다. 현장조사 일수도 현행 조사기간의 50~70% 수준으로 감축한다. 납세자의 소명을 조사관리자가 듣고 세무조사에 반영하는 등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도입한다.

국세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무조사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우선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간을 세무조사 시작 20일 전으로 현행(15일전) 대비 5일 연장한다. 대상은 정기 세무조사 중 연간 수입금액 500억원 미만 법인사업자, 100억원 미만 개인사업자다.

그간 ‘국세기본법’ 상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간은 7일에서 10일, 15일로 지속 확대돼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8월 진행한 국세청장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납세자가 세무조사를 충실히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의가 제기되는 등 사전통지 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을 반영했다.

현장조사 기간도 합리적인 기준으로 축소한다. 국세청은 회계처리가 투명하고, 탈루혐의가 크지 않으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납세자를 현장조사 기간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현장조사 일수를 전체 조사기간의 50∼70%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현장조사 기간 단축은 서울·중부지방국세청 정기 세무조사 대상에 대해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한 뒤, 개선사항을 보완해 모든 관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자료제출 요구 가이드라인’도 개편한다. 포괄적 자료요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료제출 요구 목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관리자의 사전검토를 거쳐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자료를 요구할 예정이다.

조사관리자가 납세자의 소명의견 또는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소통하는 ‘조사관리자 청문’을 신설한다. 납세자가 과세 쟁점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고 청문을 신청하면 조사관리자가 직접 의견을 경청하고 검토해 세무조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납세자에게 세무조사 결과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조사결과 설명회’도 신설했다.

조사기간이 종료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납세자에게 직접 세무조사 결과를 문서로 교부하고 세무조사 내용, 구체적인 과세 근거, 납세자 소명에 대한 검토 결과, 권리구제 절차 등을 상세하게 설명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결과를 명확하고 알기 쉽게 고지해 과세처분에 대한 납세자의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납세자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는 과세결정을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검토하기 위해 ‘과세 전 적법성 검토회의’를 지방청 조사국 내에 신설한다.

납세자와 이견이 있는 주요 과세쟁점에 대해 조사팀·심의팀·전문가그룹이 독립·수평적으로 토론하면서 과세 법리와 증빙을 심층 검토하고 조사국장이 과세여부를 판단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세청은 ‘공정과 준법의 가치’를 훼손하는 탈세에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와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엄정하게 실시하겠다”며 “공정과세를 위해 세무조사의 실효성은 확보하면서도 납세자의 의무가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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