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위험 없고 고용량‧고출력”…레독스전지 성능 혁신 전해질 개발

박정연 기자 2023. 5. 16.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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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레독스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유승준, 홍석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전해질을 개발해 고용량‧고출력의 레독스 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이 만든 '하이드로트로프 지지전해질'을 이용하면 레독스 전지에 사용되는 유기분자의 용해도가 기존보다 6배 수준으로 대폭 향상돼 고용량 레독스 전지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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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레독스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향상시킨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왼쪽부터 광주과학기술원(GIST) 유승준 교수, 고진혁 학생, 홍석원 화학과 교수, 변진환 학생. GIST제공

국내 연구진이 레독스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해액 내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물질이 산화-환원 작용을 일으키는 레독스전지는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저렴하면서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유승준, 홍석원 교수 공동연구팀이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전해질을 개발해 고용량‧고출력의 레독스 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에 지난달 21일 게재됐다.

연구팀이 만든 ‘하이드로트로프 지지전해질’을 이용하면 레독스 전지에 사용되는 유기분자의 용해도가 기존보다 6배 수준으로 대폭 향상돼 고용량 레독스 전지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독스 전지와 같은 전기화학 기반 ESS의 에너지 용량을 높이려면 고농도의 활성물질이 전해액에 용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활성물질 자체의 용해도가 낮거나 이온전도도를 높이려고 지지전해질을 추가하면 용해도가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활성물질은 전지 방전 시 화학적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물질이다.

연구팀은 물 분자와 쉽게 결합하지 않는 물질을 물에 잘 녹게 하는 ‘하이드로트로프’ 개념에 착안했다. 연구를 통해 하이드로트로프 구조를 가지면서 지지전해질로 작용하는 분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지전해질은 전기화학 기반 전지 등에서 용액의 저항을 낮출 목적으로 용해되는 전해질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지지전해질은 활성물질의 용해도와 이온전도도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 지지전해질에 최적화된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를 고안해 고농도의 전해액에서도 전지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했다. 분석 결과 1리터당 0.5MoL(몰, 원자의 분자의 수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고농도 전해액에서도 활성 유기분자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개발된 퀴논류 기반 레독스 전지 중 최고 농도다.

연구팀은 또 관련 분야에서 최초로 오버하우저 효과를 이용하는 핵자기공명 측정법을 도입해 하이드로트로프 전해질이 레독스 활성물질의 용해도를 높이는 물리화학적 원리를 규명했다. 하이드로트로프의 작용 메커니즘이 활성물질의 구조에 따라 다르게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각 메커니즘에 최적화된 분자구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오버하우저 효과는 서로 다른 분자에 존재하는 수소원자 간의 전달을 이용해 각 분자내 수소 원자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유승준 교수는 “레독스 활성 유기분자의 고질적인 한계인 낮은 용해도를 향상할 수 있게 돼 고용량, 고출력 레독스 전지 개발뿐 아니라 다양한 분자구조의 에너지저장원 개발에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액체를 에너지저장원으로 사용하는 장점을 활용하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대형화와 같은 응용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독스전지의 용량과 출력을 향상시킨 연구 결과를 나타낸 모식도. GIST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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