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청소년 마약대책 간담회…"예방·단속·재활 등 통합시스템 만들어야"
박대출 "치매처럼 마약도 국가책임제…초중등 교재에 예방교육도 검토"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당 민생특별위원회인 '민생119'는 청소년 마약대책 간담회에 참석, 참석자 의견 청취를 통해 사전예방에서 처벌과 단속, 치유와 재활 그리고 복귀 등 통합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김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 및 민생119 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반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에 방문해 '청소년 마약중독 대책 마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생 119의 첫 실시간 현장방문 일정으로 주최된 이번 간담회에는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라는 이름으로 민생 행보 중인 김 대표가 동행했다.
이날 간담회에 당에선 김 대표와 박 정책위의장, 이 사무총장 그리고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과 민생 119 위원장과 위원인 조수진·정희용 의원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식약처에서 권오상 차장과 김명호 마약안전기획관, 권대근 마약유통재활팀장,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김필여 이사장, 박영덕 센터장, 김혜린 청소년 마약중독 심리상담사와 마약재활프로그램 참여자 및 가족 등이 함께 자리했다.
김 대표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청소년 마약중독이나 마약범죄에 가담하는 상황이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하 마약 사범은 2019년 119명에서 작년 481명으로 5년 새 무려 4배가 됐다"며 "더 놀라운 건 전체 마약사범 증가율보다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율이 1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유가 있겠지만 SNS가 발달되면서, 또 비대면 거래가 확산된 것일 수도 있고, 아울러 중요한 건 관계당국이 이에 대한 충분한 대비나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도 책임"이라며 "무엇보다 철저한 수사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검경수사권 조정이라고 하는 것에 있어서 마약수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극도록 약화된 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단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민생119 위원장도 "민생119 첫 현장 간담회로 김 대표와 함께 청소년 마약치료 및 재활수립 정책을 세우기 위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찾아왔다"며 "검찰통계에 따르면 최근 4년 새 마약사범 청소년이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25년간의 중독자 생활을 극복한 뒤 20년 이상 중독자 재활을 도운 박영덕 중독재활센터장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마약중독 재활 프로그램 참여자 및 참여자 가족 등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아직 약물 폐해를 경험하지 못한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치료 및 재활센터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사용 초기부터 회복관리 프로그램에 바로 투입될 수 있게 하는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마약 중독을 가족의 힘만으로는 근절하기 어렵다며 치매국가관리제와 같이 마약 중독자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국가관리제 도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도 마약 예방교육의 조기 도입과 마약 관련 미디어상 부적절한 노출의 제재, 마약 관련 예산 증대 등의 필요성이 거론됐다.
의견 청취 후 박 정책위의장은 "가정과 본인뿐 아니라 사회, 국가도 모두 관심을 가져야 된다는 것에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 많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게 관심을 가지고 예방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경험했다면 멀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어 은퇴한 선생님이나 교수들이 청소년 상담사, 멘토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제도화할 수 있는지 살피겠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도 마약 중독은 죄가 아니라 병이기 때문에 죄의 차원이 아니라 병의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며 마약국가책임제, 청소년 마약예방 조기교육을 위한 교과서 개정 등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마약 관련 추가적인 당정협의회 계획을 묻는 질문에 "오늘 수렴한 의견을 가지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를 해보고 필요하면 당정회의를 갖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도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식약처가 맡은 역할이 중독을 재활하는 것이고, 단속은 법무부, 교육부는 학생 교육을 따로 하니까 좀 나눠져 있다"며 "그래서 마약 전체를 통할할 수 있는 마약청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청을 만들게 되면 전체를 통할할 순 있는데 또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그건 좀 더 시간이 걸릴 문제"라며 "그 이전에 당장 해야될 게 있을까 싶어서 관계부처를 다 불러 말씀을 들었는데 학교 교재에 (관련 내용을) 넣어라, 보조교재 말고 주교재에 넣어 학생들 수업시간에 가르쳐야한다, 선생님도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고 교육부에 지시했는데 각 부처별로 진행되고 있는지 보고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좀 더 범정부적, 종합적으로 사전예방부터 체포, 단속, 치유, 재활, 복귀까지 다 이뤄지게 하는 통합적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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