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아태마스터스 사람들]한국프로볼링협회 백운경이사, 어머니-딸-손녀 3대의 볼링 열정

사진제공=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2023년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의 볼링 종목 백운경 국제업무 이사의 남다른 사연이 화제다. 그와 아태대회와의 인연은 2018년 페낭대회부터다. 20년 전 어머니의 바람으로 국제대회 운영을 위해 영어와 일어의 통역사로 볼링에 입문해 현재는 국내 볼링 단체의 다양한 국제 교류의 선두에 서고 있는 백운경 이사와 아태대회의 인연은, 2018년 말레이시아 페낭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처음 개최된 '제1회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의 볼링 종목에는 한국인 참가자가 전혀 없었다. 백이사는 친정 어머니와 지인들을 설득하여 최고령 남녀 혼성팀으로 대회 참가를 성사시켰다.

당시 페낭대회 관계자는 백 이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제2회 대회인 대한민국 전북대회에 페낭 선수단이 참가할 것을 약속했고, 약속대로 이번 전북대회에 페낭 선수 12명이 참가해 볼링 종목의 최대 규모 해외선수단이 되었다.

제1회 아태마스터스대회는 연령대별로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70~80대는 상대적으로 출전 선수가 적어 백 이사 친정어머니와 지인분들은 모두 금은동메달의 입상자가 되었고, 때로는 대선배 자격으로 메달을 수여하는 시상자가 되기도 했다. 또 직접 만든 볼링공 가방을 선물하며 후배들을 격려하는 등, 대회 기간 동안 참가자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볼링을 통해 우정을 나누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당시 일본에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백 이사의 딸 역시 영어, 일어,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로 활동하며 시니어 출전자의 편의를 지원하고 대회 진행사항을 안내하여 출전자 모두가 즐겁고 안전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제공=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백 이사의 가족은 이미 2017년 서울에서 개최됐던 '2017 아시아 시니어 볼링선수권대회' 때부터 외할머니는 대회 참가 선수, 엄마는 대회 운영요원, 손녀는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3대가 볼링 열정을 보였다.

백 이사의 친정어머니 고 한해자 여사는 평생 아시아 볼링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한국 시니어연맹의 창립 멤버이며, 한국프로볼링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9년 항암치료 중에도 꼭 회복해 '제2회 전북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즈대회'에 참가하기를 희망했다. 안타깝게도 암이 재발해 작년 6월 세상을 떠났다. 베트남, 일본, 말레이시아 선수들은 한 여사를 기억하며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코로나로 누적된 영사관 비자 업무 지연 때문에 대회 참가를 취소한 24명의 필리핀 선수들은 백 이사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