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기는 야구, 끌어가는 야구, 결국은 프로세스[장강훈의 액션피치]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시끌시끌한 것을 보니 야구가 무르익고 있다.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KBO리그도 일상으로 완전히 들어온 느낌이다.
올해 KBO리그는 3강구도로 전개 중이다. 3,4위가 3경기 차 정도인데 4,8위도 3경기여서 끝을 알 수 없다. 줄부상 속 KT가 최하위로 떨어져 있지만, 저력있는 팀이어서 하위권 탈출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순위싸움에 ‘전통적인 약체’ 이미지가 강한 롯데 KIA 삼성 등이 선전하는 점도 흥미를 자극한다. 팬으로서는 매일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러던 중 한화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수순대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정식 사령탑에 안쳤다. 젊고 촉망받는 기대주가 많은 선수 구성을 고려하면, 신인급 선수를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수베로 감독이 이끈 3년간 한화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자신있게 외쳤던 ‘될 때까지 리빌딩’ 기조는 완벽한 실패로 볼 수도 있다.
수베로 감독이 경질된 뒤 일부 팬은 트럭을 동원해 프런트를 질타하고 있다. 연승 중에 감독을 경질했고, 한화의 도약은 감독이 아닌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게 팬의 뜻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외국인 투수는 벌써 교체했고, 타자는 2군에서 조정기간을 거쳤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당초 이런 선수를 영입한 것에 책임을 묻는 건, 팬심으로는 당연한 행동이다.
그렇다고 마트에서 쇼핑하듯 외국인 선수를 쉽게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KBO리그, 이 중에서도 한화와 계약을 맺고 싶어하는 외국인 선수가 있어야 한다. 성적부진으로 퇴출하더라도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금액 이상 지불해야 할 테니, 구단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모기업에서 투자할 의사가 없으면, 자체해결이 안된다. 5월 중순을 넘어선 시점이니, 구단으로서도 마냥 시간만 보낼 수도 없다. 결단을 내릴 시점이 지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외부에서는 알 수 없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뜻이다.
물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있다.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장단점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쇼핑하듯 선수를 영입하고 내보낼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장점을 극대화하든 단점을 보완하든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 선수에게 맡기는 야구도 물론 의미있지만,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했다.
멘탈이든 기술이든 코치진이 손을 대려했지만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다. 대화와 타협으로 선수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든, 일정시간 이상 코치진이 다시 만들든 움직임이 있어야 했다. 퓨처스에 내려갔을 때 “감기에 걸렸다”는 어처구니없는 답은 프런트만큼이나 코치진도 복지부동을 견지한 것으로 비친다.
베이스를 점유한 주자의 고의적 태그 여부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장면이 한두 차례 나온 것이 아닌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향후 비디오 판독에서는 고의로 베이스 터치를 방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판정할 것’이라고 하나마나 한 답변을 내놓았다.
유야무야 넘어가던 일을 팬 항의가 빗발치자 “어렵겠지만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뻔한 답으로 진화하는 꼴이다. 현장에 맡기지 않고, KBO 주도로 리그를 끌어가겠다는 의지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고의성을 판단할 기준이 없는데, 엄격한 판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비인기구단의, 신인급 야수가 엄한 피해자로 전락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선수를 믿고 맡기는 야구든, 멱살잡고 끌고가는 야구든 결국은 프로세스라는 기반 아래서 작용해야 한다. 임기응변식 땜질로는 모양만 다를 뿐 비슷한 문제가 계속 일어나기 마련이다. 우려한 것보다 많은 팬이 성원을 보내주는 것을 신뢰회복의 전환점으로 활용하려면 세밀한 프로세스 정립이 필요하다. KBO, 구단, 코치진 모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의 프로세스가 있는지 들여다봐야 할 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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