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바지 벗은 카우치, 당시 마약 조사 받았지만 음성나와”

김자아 기자 2023. 5. 16. 1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재영 PD, 유튜브 방송서 2005년 ‘카우치 사건’ 언급
2005년 MBC 생방송 '음악캠프' 성기 노출 사고 직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연행된 펑크그룹 카우치,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조선DB

‘불후의 명곡’ ‘뮤직뱅크’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KBS 음악프로그램을 연출한 권재영 PD가 국내 최대 방송사고로 꼽히는 인디밴드 성기 노출 사건, 이른바 ‘카우치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권 PD는 지난 15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실시간 방송에서 ‘방송 사고’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중 ‘카우치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당시 이야기에 대해 전했다.

‘카우치 사건’은 2005년 7월 30일 MBC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발생한 방송 사고로, 당시 방송에는 밴드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가 공연 중 돌연 하의를 벗은 장면이 고스란히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 문제가 됐다.

권 PD는 “그 방송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다.프로그램이 폐지가 되면 몇십명이 직업을 잃는다”며 “그 중 한 사람이 제 와이프다. 당시 음악캠프의 메인 작가가 와이프였다”고 했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 담당 PD는 인디밴드를 발굴하고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인디밴드를 위한 무대를 마련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권PD는 “무대의 주인공은 밴드 럭스였는데, 럭스가 인디밴드 여럿을 데려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 중 카우치 멤버와 스파이키 브랫츠 멤버 둘이 럭스 무대에서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바지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고 직후 제작진이 무대로 뛰어 올라가 그들을 끌어냈다. 도망가지 못하게 잡아둔 뒤 경찰에 신고했다. 범죄이기 때문”이라며 “경찰이 그들을 연행했는데,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 뿐 아니라 담당 PD와 작가까지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 경찰은 혹시라도 제작진과의 사전 모의가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사자들은 마약 조사까지 받았는데 결국 음성이 나왔다. 맨 정신에서 저지른 일이란 게 더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권 PD는 “음악캠프는 주시청층이 10대 청소년들인 프로그램이라 시청자들이 받았던 충격이 훨씬 컸다”며 “객석에 앉아 있던 청소년들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MC 화면으로 넘어갔는데, 당시 MC였던 신지도 손을 덜덜 떨며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권 PD는 “그 사건으로 인해서 인디 신이 완전히 초토화 됐다. 홍대 인디밴드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극도로 나빠져 신 전체를 10년 이상 후퇴 시켰다”고 했다. 또 “이 사건으로 인디 신이 크게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힙합이 주류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디밴드는 약 4년간 지상파 방송에 출연할 수 없었다.

이 사건 이후 방송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음악캠프’는 방송일 이후 바로 종영됐고, 생방송으로 진행됐던 음악방송이 ‘딜레이 생방송’ 체제로 바뀌게 됐다.

권 PD는 “그 이후 지상파 3사가 동시 생방송을 하지 않는다. 5~10초, 많게는 5분 가량 딜레이 방송을 원칙으로 하게 됐다. 이를 담당하는 주조정실에서는 혹시모를 사고가 발생하면 내보낼 수 있는 여분의 화면을 상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권PD는 “이들이 받은 형량은 경미했다”고 떠올렸다. 실제로 두 멤버는 3개월 가량 구금 후 재판을 받고 각각 징역 10개월과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음악(펑크록)을 알리고, 재밌게 놀아보자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방송 3일 전 두 사람이 ‘성기 노출’을 사전 공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