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시 적법·공정성 ' 더 꼼꼼히'…대대적 혁신 '시동'

국세청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할 때 적법성과 공정성을 더욱 세밀하게 따질 수 있도록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나선다. 또 사전통지 기간을 확대하고 현장조사 기간을 축소하는 등 납세자의 조사 부담도 낮춘다.

국세청은 1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세무조사 혁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국세청은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통지 기간 확대 △현장조사 기간 축소 △자료제출 요구 합리화 등의 혁신안을 추진한다.

우선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간을 현행 '세무조사 시작 15일 전'에서 20일 전으로 확대한다. 대상은 정기 세무조사 중 연간 수입금액 500억원 미만 법인사업자, 100억원 미만 개인사업자다.

그동안 '국세기본법' 상 세무조사 사전통지 기간은 7일에서 10일, 15일로 확대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진행한 국세청장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납세자가 세무조사를 충실히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의사항이 제기되는 등 여전히 사전통지 기간이 짧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회계처리가 투명하고 탈루혐의가 크지 않으며 자료 제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 현장조사 기간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현장 조사일수를 전체 조사기간의 50∼7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장조사는 납세자의 사업장에 세무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질문·조사하는 세무조사 방식이다.

현장조사 축소 정책은 서울·중부지방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시범운영하고 향후 개선사항을 보완해 모든 관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과도한 자료제출 요구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 '자료제출 요구 가이드라인'도 개편했다.

납세자의 의견을 반영해 포괄적 자료요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자료제출 요구 목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관리자의 사전검토를 거쳐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자료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조사관리자(국세청 과장 또는 국장)가 납세자의 소명의견 또는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소통하는 '조사관리자 청문' 절차도 신설했다.

납세자가 과세 쟁점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고 청문을 신청하면 조사관리자가 직접 의견을 듣고 검토해 세무조사에 반영한다. 일단 조사기간 50일 이상 법인·개인 통합조사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시범운영하며 향후 모든 관서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세청은 납세자에게 세무조사 결과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조사결과 설명회'도 신설했다.

앞으로 조사기간 종료일로부터 20일 이내에 납세자에게 직접 세무조사 결과를 문서로 교부하고 세무조사 내용, 구체적인 과세 근거, 납세자 소명에 대한 검토 결과, 권리구제절차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게 된다.

특히 국세청은 과세결정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과세 전 적법성 검토회의'를 지방청 조사국 내에 신설하고 과세 책임성과 적법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헌법가치인 '적법절차'와 최상의 납세서비스인 '적법과세'를 일선 세무조사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구현해 납세자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겠다"며 "다만 공정과 준법의 가치를 훼손하는 탈세의 경우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와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국세청 제공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