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튀르키예 대선 2주 후 결선…세계가 주목
[앵커]
튀르키예 차기 대통령 선거가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서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결선을 2주 후에 치르는데요.
이번 선거에는 치열한 후보간 경쟁 만큼이나 세계 각국의 관심 또한 높습니다.
김혜송 해설위원과 함께 알아봅니다.
튀르키예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접전이었죠?
[기자]
어느 대선 후보도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경우 튀르키예는 득표율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하게 돼 있습니다.
개표 결과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약 49%, 6개 야당의 단일후보인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가 약 45%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3위 오안 후보는 5% 선을 득표했고요.
이렇게 해서 상위 두 후보가 오는 28일 일요일 결선 투표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사실 사전 여론 조사에서는 야권 후보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또 선거 사흘 전 지지율 3위였던 야당 후보가 사퇴해 야권표가 결집될 것으로 관측됐었는데 결과는 이와 달랐던 거죠.
[앵커]
이번 튀르키예 대선의 가장 큰 쟁점은 무엇입니까?
[기자]
경제 문제입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재임 기간 경제는 크게 뒷걸음질 쳤습니다.
튀르키예 화폐 리라의 가치는 3년새 약 3분의 1로, 10년을 두고 보면 약 10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은 70%를 넘었습니다.
더구나 고물가에는 자금 회수를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통상적인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반대로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습니다.
야권 후보는 이러한 경제 실정을 지적하며 물가 안정을 강조하고 중앙은행 독립 등을 다짐했고요.
그러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달 가정용 천연가스 무상 공급과 조기 연금 수령 등을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돈을 써서 민심을 달랬다고 할 수 있죠.
[앵커]
정치 이슈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기면 사실상의 종신 집권이 가능해집니다.
에르도안은 2003년 총리로 정권을 잡았다가 대통령으로 선출돼 20년 집권 중인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추가 5년 임기가 가능해서 2033년까지 30년 집권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하죠.
집권 기간 이슬람주의 색채가 짙어졌고 대통령의 권한이 한층 강화돼왔다는 평입니다.
야권의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민주 회복을 강조합니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면서 권위주의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고 했고요.
또 현재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나토를 비롯한 서방과의 협력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튀르키예의 국제적 위상과 관련해서 이번 선거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제 정세,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특히 서방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의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이 매체는 기사에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올해 세계에서 치러지는 가장 중요한 선거다'. 라고 말이죠.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이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러시아로부터 천연 자원을 싸게 들여왔고 러시아는 튀르키예에 원자력 발전소도 지어줬습니다.
이밖에도 자국 반체제 세력들의 활동을 방치한다는 이유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야권의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는 튀르키예는 나토의 결정을 따라야한다며 나토 내에서의 역할 강화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에르도안의 친러 행보와는 사뭇 달라질 것임을 밝힌 거죠.
이러한 점을 감안해 뉴욕 타임스는 최근 '에르도안이 패배하면 서방 국가들은 안도할 것이고 러시아는 불안하게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2주 뒤에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결론이 내려지겠죠?
[기자]
선거가 마무리되고나서 순조롭게 정치일정이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나왔었습니다.
1차 선거에서 표 차이가 매우 적어서 결선 투표에서 패한 쪽이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하는 것이죠.
선거일까지 두 후보는 각자의 잇점 혹은 상대방의 약점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5% 대 득표를 해서 3위를 한 오안 후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높습니다.
오안 후보는 이번 주말까지는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고 해서 남은 기간 정파간에 치열한 물밑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혜송 기자 (pine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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