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활기 되찾은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 새 성장동력 SMR·수소터빈 개발 ‘구슬땀’
두산에너빌리티가 경남 창원 원자력공장을 소형모듈원자로(SMR) 제작까지 가능한 공장으로 재배치한다. 또 2029년 100% 수소전소 터빈을 시장에 공개하고, 초대형 해상풍력 발전기 개발도 추진한다. 이 회사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발판으로 새 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15일 기자가 방문한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 공장에는 신한울 3·4호기에 공급하기 위해 보관된 부품이 동그란 쉘(Shell) 형태로 25개 이상 쌓여 있었다. 지난 정부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중단한 이후 쌓아놓은 부품이다.
공장 내부에서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작업이 한창이었다. 신한울 3호기 주기기에 활용될 교체형 원자로헤드, 증기발생기에 들어가는 튜브시트(전열관을 올려놓은 시트) 등 한 눈에 보기에도 육중한 설비를 제작하고 있었다.
특히 이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과 함께 진행된 증기발생기 ‘단조’(금속을 가열하거나 상온 고체상태에서 압력을 가해 제품을 만드는 것) 작업은 대형 원전의 웅장함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1200°C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합금강을 매니퓰레이터로 운반했다. 1만7000톤 규모의 프레스기는 옮겨진 합금강에 압력을 가해 단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1만7000톤 프레스기는 성인 남성 24만명이 동시에 누르는 힘을 발휘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한수원과 약 2조9000억원 규모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을 공언했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정책 지원을 강화하면서 6년 만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에도 원전 협력기업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원전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 공을 들였다.
이 같은 정책 변화로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은 활기찬 모습이었다.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지난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350명에서 150명까지 감소했던 원자력공장 인원은 최근 200명까지 회복됐다. 석탄발전소 인력을 원자력공장으로 전환배치했고, 퇴직했던 원전 숙련공도 다시 데려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차세대 원전인 SMR를 제조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원자력공장을 개조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전 공장은 1~5베이로 구성됐는데 이 중 1·3·5베이를 SMR 생산 공간으로 재배치한다. 두산은 이미 뉴스케일파워의 미국 부지에 SMR 6기를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두산은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도 이어간다. 현재 김포열병합발전소는 두산이 독자 제작한 270㎿급 가스터빈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7월에는 380㎿급 가스터빈을 실증한다.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 GT센터 담당 상무는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으로 첨단설계 뿐만 아니라 가공기술까지 갖춰야 한다”면서 “기존 국내 가스터빈은 전량 수입품으로, 에너지 자주독립을 위해서도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전소 터빈을 2027년까지 개발하고 2029년에는 상용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가스터빈 시장은 독일·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선점했지만 수소터빈 시장은 우리나라가 선점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상무는 “미국 시장과는 올해 안에 계약하겠다”면서 “유럽,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영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 개화를 앞두고 해상풍력 발전기 기술개발도 이어간다. 당장 연내 한림해상풍력에 5.56㎿ 해상풍력발전기를 18기 설치할 계획이다. 향후 초대형 해상풍력 발전기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신동규 파워서비스BG 풍력·서비스설계 담당 상무는 “2025년 겨울 10㎿ 양산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내년 풍력 차세대 모델에 대한 국책과제에도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창원=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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