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라이브시티 전방위 자금 조달···넷마블 지분도 파나 [시그널]
공사비 증액용 PF 조달도 검토
모회사 CJ ENM까지 재무 부담 커져
대형 공연장을 짓는 CJ(001040)라이브시티가 고갈 되는 현금 곳간 때문에 전방위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올 3월 시공사 한화건설과 공사비 증액 협의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면서 두 달째 공사가 중지되는 등 회사 안팎으로 재무 우려가 감지된다. 최근 실적 한파가 몰아친 CJ ENM(035760) 역시 자회사 CJ라이브시티의 채무에 추가 보증을 서게 돼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라이브시티는 회사 운영자금 용도로 총 750억 원 규모 3회차 공모 기업어음(CP)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SK증권이 주관사로 나서 이달 19일까지 투자자를 모집하며 두 증권사가 전체 물량을 총액 인수할 예정이다. 이번 CP는 CJ ENM이 지급 보증을 책임지면서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1 등급을 받았다. 할인율은 4.30%로 책정됐다.
CJ라이브시티는 2021년 한화건설과 시공 계약을 맺고 경기 고양시에 2만석 규모 K팝 전문 아레나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860억 원 규모로 1회차 CP를 발행하는 한편 모회사와 금융권에서 차입을 일으켜 총 2000억 원 규모 자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현재는 회사 내 현금이 바닥을 드러낸데다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협상이 시작되면서 3월 중순부터 공사가 멈췄다.
자금 마련이 절실해진 CJ라이브시티는 이번 CP 발행에 더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법 등을 동원한 추가 현금 조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CP 발행은 사내 운영자금 명목이며 부동산 운용사 등을 통해 공사비 증액분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2년 전과 비교해 원자재 값과 인건비가 20~30% 가량 인상된 만큼 공사비로만 수 백억 원이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CJ라이브시티는 이미 많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이 4847억 원, 기 발행해둔 CP 등을 포함하면 부채가 5334억 원에 달하고 있다. 설립 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이 진행돼 현금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영업 적자폭을 키운 모회사 CJ ENM에도 자금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 ENM은 광고·콘텐츠 등 사업에서 업황 악화를 맞으며 올 1분기 503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CJ라이브시티의 부채에 총 3800억 원 규모로 지급 보증을 책임지고 있는데다 추가로 1438억 원을 빌려주는 등 계속해서 자회사에 현금을 지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CJ ENM은 차입부담이 확대된 상황으로, 향후 재무구조 개선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연결기준 차입규모가 크게 증가하는 등 재무적 여력이 축소된 가운데, 향후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 집행이 이어질 경우 재무안정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IB 업계에선 CJ ENM이 재무 부담을 이겨내기 위해 보유 중인 자산 처분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21.78% 지분을 보유한 넷마블(251270) 주식 처분도 배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마블의 최근 시가총액이 5조 원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조 원 넘는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CJ라이브시티 재무 상태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CJ그룹도 최근 경영진을 물갈이하는 등 칼을 들이대는 양상이다. 김진국 전 CJ제일제당 인재원 경영리더가 4월부터 CJ라이브시티 대표이사로 부임했으며 황상묵 CJ ENM 재무담당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전반적으로 재무가 좋지 않은 CJ는 핵심 재무 라인을 통해 자회사 재무 감시 역할을 더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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