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한번 못 부르고 간 아들" 43년 한 맺힌 5·18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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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름 한 번도 못 부르고 간 내 아들아."
5·18민주화운동 43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선 국가폭력의 상흔을 간직한 유족의 통곡이 울려퍼졌다.
임씨는 "우리 아들은 (농아여서) 엄마 한 번도 못부르고 세상을 떠났다"며 "억울한 이 희생을 어쩔꼬"라며 탄식했다.
이른 아침 전남 해남에서 민주묘지를 찾은 양단심(75)씨도 5·18유공자인 남편 박충열 열사 묘소 앞에 한 차례 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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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장애인들, 시각장애인 김경철 묘역 참배
시민군 차 태우고 계엄군 맞선 박충열 부인도
해남 행불자 추정 시신 소식에 "빠른 진상 규명을"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엄마 이름 한 번도 못 부르고 간 내 아들아…."
5·18민주화운동 43주기를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선 국가폭력의 상흔을 간직한 유족의 통곡이 울려퍼졌다.
518최초 희생자이자 농아였던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92)씨가 검은 상복을 입고 먼저 떠난 아들의 묘역 앞에 섰다. 매년 찾는 아들의 묘소지만 올 때마다 터져 나오는 눈물은 참을 길이 없다.
임씨의 옆엔 장애인 지원단체 '실로암 사람'을 이끌고 있는 김용목 목사도 함께했다.
그 뒤로는 지체 장애인과 복지관 관계자 등 80여명도 참배에 동참했다. 이들은 매년 임씨와 함께 민주묘지를 참배해오고 있다.
김 목사는 들고 온 국화 다발을 김경철의 묘소에 바쳤다.
임씨는 한 차례 묵념을 한 뒤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40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한 맺힌 피눈물이 난다"며 오열했다.
임씨가 눈물을 터뜨리자, 한 장애인도 뒤따라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내며 소리 내 울었다.
임씨는 "우리 아들은 (농아여서) 엄마 한 번도 못부르고 세상을 떠났다"며 "억울한 이 희생을 어쩔꼬"라며 탄식했다.
이른 아침 전남 해남에서 민주묘지를 찾은 양단심(75)씨도 5·18유공자인 남편 박충열 열사 묘소 앞에 한 차례 절을 올렸다.
화물차 기사였던 고인은 1980년 5월 계엄군이 총칼로 시민을 무차별 학살한 것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집을 나섰다.
양씨는 남편이 잡혀갈까 무서워 극구 말렸지만 그는 "시민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보고선 안 나설 수 없다"며 시민의 피가 흥건한 금남로로 향했다.
그는 학생들을 화물차량에 태워 광주에서 전남 지역 무기를 싣고 오는 활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전남 해남에서 붙잡혀 1년간 광주교도소에서 살았다.
양씨는 딸(당시 2세)을 데리고 매일 수감된 남편을 찾았지만 남편은 체포된 이후 충격이 큰 탓인지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출소 이후 얼마 가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양씨는 "43년이 지나니 눈물마저 말랐다"며 "5·18당시 안타깝게 희생된 자들을 생각하면서 한맺힌 세월을 살았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사는 해남에서 5·18 당시 행방불명된 것으로 추정된 시신이 발견된 것에 대해 안도하면서도 조속한 진상규명을 바랐다.
양씨는 "이제야 발견됐다니 참 다행이다"며 "43년이나 흘렀지만 억울한 생명이 어디에 묻혔는지 발포 명령자는 누군지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이런 진실들이 조속히 훤히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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