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코인’이 부른 나비효과…‘이재명 사퇴론’에 ‘수박논쟁’까지?
李 ‘자제요청’ 두 달 만에 수박논쟁 재점화…개딸들 “내부총질 응징”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코인 사태'의 불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까지 옮겨 붙는 모양새다. 여당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가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재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비명 본색을 드러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까지 가세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김남국 의원 개인 비위 혐의로 시작된 논쟁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계파갈등 시작?…"李 재신임해야" vs "아무도 동의 無"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가 김 의원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앞서 14일 쇄신의총을 진행했지만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제소'가 반영되지 않아서다. 이 탓에 당 지도부가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를 차단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비명계는 물론 일부 중진들은 '아침에 눈뜨자 코 베인 느낌'이라며 이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분위기다. 특히 의총 현장에선 '이재명 재신임' 요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의총에서) 굉장히 많이 지적된 것 중 하나가 조사와 함께 민주당 의원들 전원이 코인거래를 했는지에 대한 자진 신고센터를 만들자는 얘기들이 있었다"며 "근데 최종적으로 지도부끼리 최종 상환하는 과정에서 빠진 것이 굉장히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재명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수위 높은 경고도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16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첨저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지 않았다"라며 "(이재명 체제) 1년 동안 (민주당은) 오히려 방탄 정당이 됐고, 팬덤 정치가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보다 훨씬 더 심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히려 윤석열 정권을 살려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친명계는 '모든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14일 쇄신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 대표 재신임 의견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의원들 동의가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재신임을 받아야 한다고? (비명계가) 본색을 드러내는 군"이라며 "그동안 무슨 일을 하셨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오히려 본인이 당원들에게 재신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 우리 당은 너무 도덕주의가 강하다"라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발언까지 덧붙였다.
개딸, '김남국 응원' 릴레이에 '수박 색출' 시작
이러한 '계파 갈등' 아수라장 속에서 개딸을 비롯한 민주당 강성지지층의 '수박 논쟁'도 다시 점화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지지층에게 '비난 글' 자제 요청을 한지 두 달 만이다. 앞서 강성지지층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비롯한 각종 국면에서 당에 이견을 보인 비명계 의원들을 '수박'이라고 낙인찍으며 전화·문자폭탄을 돌려 협박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앞서 민주당 청원게시판에는 지난 12일 김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를 반대하는 청원이 올라온 바 있다. 물론 해당 글은 김 의원의 자진탈당으로 힘을 잃은 상태다. 하지만 이 글을 시작으로 이 대표 펜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해 각종 커뮤니티에는 '김남국 응원릴레이'는 물론, 소신 발언을 한 의원들을 향한 '수박 색출' 글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김 의원을 비판하는 비명계를 향해 '내부총질'을 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의리없는 비명계, 내부총질 멈춰라. 진정한 수박이 누군지 이제야 본색 드러났다", "김 의원에게 탈당하라는 비명계 응징하자. 명백한 이재명 흔들기"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김 의원에 대해서도 '응원 릴레이 문자 인증'을 이어가며 비호하기도 했다.
일부 의원실에선 지지층의 항의전화도 일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비명계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해당 (김 의원 논란) 관련 건으로도 지지층의 항의전화가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초선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도 "당 입장에선 진상규명 등 확실한 (김 의원 논란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라며 "(지지층 항의로) 저희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결국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에 측근 리스크는 물론, 강성지지층의 공세까지 얹어지며 그야말로 민주당은 '엎친 데 덮친 격'인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이쯤 되면 (이 대표는)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하고,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공격 타깃을 김 의원에서 이 대표로 옮기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부정부패 정당이 돼버린 탓인지 제대로 된 대응도 안 하고 있다"며 "이 대표 스스로도 김 의원의 코치에 따라 코인 투자를 하면서 투기를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은 아닌가"라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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