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간호법 거부권'에 "국민 기만…재투표 나설 것"(종합)

박광온 "기어이 국민과 맞서…분열 선택, 정치 극단 대치로"
민주 의원 일동 "대선 공약에 거부권…자기 부정·후안무치"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관 앞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해 단식 중인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3.5.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이서영 박종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데 대해 "국민의 뜻을 거부한 것"이라며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더는 민생을 내팽개치지 말라, 더는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라, 국민 통합의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하지만 윤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윤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리더십은 찾을 수 없다"며 "간호법은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자 국민의힘 21대 총선 공약이다. 정부·여당이 갈등 중재와 합의 처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히려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국민 분열을 선택했다"며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할 정치 상황은 극단적 대치의 길로 가게 됐다"고 비판했다.

대한간호협회 회원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거짓 위선에 맞서 국회에서 간호법 재의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 일동은 규탄문을 통해 "간호법은 신종 감염병 대응과 치료 돌봄, 요양 등 국민에 보다 폭넓은 간호 혜택 제공하기 위해 여야가 모두 함께 발의한 법이고 국회에서 오랜 기간 정당 논의 절차를 거쳐 통과된 법"이라며 "그럼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입법권을 철저히 무시한 행태"라고 전했다.

또 "본인 입맛에 맞지 않는 법에 대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독선적인 정권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게다가 간호법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직접 국민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임에도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심각한 자기 부정이자 국민 기만이고 후안무치 정권임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라고 거론했다.

이어 "간호법은 업무 범위 관련 의료법 조항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그간 아무 문제 없이 멀쩡하던 법 조항이 왜 직역 간 혼란을 초래하고 간호조무사를 차별하게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OECD 33개국 포함 대부분 나라가 간호법을 갖고 있고 이 법을 통해 고령 인구 증가와 보편적 건강 보장을 위한 간호 인력 확보에 힘쓰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거부권 때문에 거짓 선동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건복지위원장인 정춘숙 의원은 이 자리에서 "간호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의 태도에 정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공약을 파기한 윤 대통령은 단 한마디도 사과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며 취임 후 두 번째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의료법에서 간호사 관련 내용을 분리해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정하고 간호사의 근무 환경 및 처우를 개선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