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이자 면제법' 국회 교육위 통과…與 "포퓰리즘 법안"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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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이태규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에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단독 처리에 반발하며 간사인 이 의원만 회의에 참석한 후 법안 처리 직전 퇴장했다. 2023.05.16.

취업 전 소득이 없거나 실직 등으로 소득이 없을 경우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학자금이자면제법)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를 통과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표결에 불참했다.

교육위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지난달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여야가 발의한 학자금이자면제법 6건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했다. 교육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고 반대 의사를 밝히기 위해 자리를 지킨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도 표결 직전 퇴장했다.

민주당이 중점 추진해온 교육위 쟁점법안인 학자금이자면제법은 정부가 대학생에게 빌려준 학자금 이자를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취업할 때까지 면제해주고, 폐업·실직·육아휴직 등으로 소득이 없어지거나 불가피하게 상환을 유예해야 할 경우 면제해주는 게 골자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난 사태를 선포하거나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경우에도 이자를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교육재정 부담을 키우는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지속 반대 의사를 밝혀 왔다. 특히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과정에서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 당시 무소속으로 안건조정위원으로 참여해 법안 처리를 도왔단 이유로 이른바 꼼수탈당을 국회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되는 안건조정위는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을 확보하면서 강행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태규 의원은 이날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여당일 당시 방치하다가 야당이 되니 중요 민생법안이라고 밀어붙이는 게 어떤 정치적 명분 있는지 묻고 싶다"며 "고졸 이하 청년은 이런 대출 혜택 자체가 없고, 서민 소액대출도 이자율이 3~4%인 것을 감안하면 학자금 대출 1.7%의 이자를 중산층 청년들까지 면제하자는 것은 포퓰리즘이란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했다.

민 의원에 대해선 "절차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위법 사례를 어떠한 반성도 없이 반복 재현하고 있어서 민주적 정당성에 심각한 하자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이 법안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 여당과 더 진지하게 협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정부가 그 동안 법안 심의 과정에서 일관되게 미진학 고졸자, 소상공인 대출과의 형평성 문제, 과도한 추가대출 유발 등의 우려로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는데도 통과된 데 대해 ICL(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의 근본취지와 맞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그간 민주당은 여당과 합의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태규 간사가 정부 중재안을 마련해 다른 여당 위원들도 설득해 합으 처리할 수 있게 하겠단 제안을 믿고 기대를 갖기도 했지만 지난주까지 중재안을 결국 오지 않았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