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상환 특별법, 민주당 단독으로 교육위 통과

취업 이전 기간에 대한 이자 면제
민주당 “어려운 청년에게 월 1만원 지원”
회의 참석 유일한 여당 이태규 의원
“검수완박 때와 똑같은 방식 처리”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야당 단독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에 대해 일부 무이자 혜택을 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이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법안에 반대하는 여당 위원들은 이날 대부분 회의에 불참했고, 유일하게 참석한 여당 간사 이태규 의원은 표결 직전 퇴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대학생이 대출받아 학교에 다니다 졸업 후 소득이 생기면 원리금을 갚는 제도다.

기존 제도라면 원리금 상환 개시 전에 붙는 이자도 모두 갚아야 한다. 이날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취직 전, 즉 상환이 시작되기 전 기간에 대해서는 이자가 면제된다. 원리금 상환을 시작한 이후라도 육아휴직·실직·폐업 등으로 인해 소득이 사라질 경우 이로 인한 유예 기간에 붙는 이자 역시 면제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재난 발생으로 인해 상환을 유예하는 경우에도 이자를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이 개정안은 지난달 17일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민주당 3명(박광온·강민정·서동용 의원)과 당시 무소속이었던 민형배 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위장 탈당을 이용한 강행 처리’라고 비판해 왔다.

이날 여당에서 유일하게 회의에 참석한 이태규 의원은 “무소속 민형배 위원이 다시 교육위원회로 오셔서 법제사법위원회 검수완박법 안건조정위와 똑같은 모델·과정을 거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재원이 한정돼 있거나 경제사회적 불평등 상황이 발생해서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다면 어렵고 가난한 계층에 먼저, 더 많이 분배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사회적 형평성과 정의에 더 맞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이 법안의 강행 처리를 보류하고 여당과 더 진지하게 협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에 반발하는 의미로 표결 직전 회의장을 퇴장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2012년부터 지급되고 있는 국가장학금의 지급액과 보장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기 때문에 학자금 대출 수요도 많이 줄었다”면서 “현재 상황과 여러 변화 요건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반대하는 것은 이 정부가 일을 하지 않거나 법안 반대를 위해 과장된 추계자료를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현재 1.7% 이자를 면제해 줄 경우 1년에 11만원, 한 달에 1만원 정도 이자가 줄어드는 혜택을 보는 건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1만원 이자 지원이 과연 포퓰리즘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통과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은 법사위로 넘어간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강행 처리된 법안은 당장 생활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이어가기 힘든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법안”이라며 “이자 면제는 기초·차상위·다자녀가구, 실직·폐업·육아휴직자 등 우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썼다. 박 의장이 “국민의힘은 정부와 논의해 조속히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정부·여당은 조만간 취약계층에 집중한 선별적 학자금 대출 이자 감면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