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로 맥주시장 반전"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주황 넥타이'만 매는 이유

주동일 기자 2023. 5.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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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터뷰] 100년 기업 앞둔 하이트진로 '맥주 1위 탈환' 의지
켈리 출시 38일만에 112만 상자 판매 "테라보다 빠른 안착"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올 4월 4일 출시한 새 맥주 제품 '켈리(Kelly)'는 2019년 출시한 '테라(Terra)'보다 빠른 판매 기록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켈리의 시장 안착 속도가 자사 대표 맥주인 테라보다 빠르다고 강조했다.

'테라-켈리' 투톱을 앞세운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켈리는 아직 출시 효과를 다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올 여름 성수기에 시장 점유율을 더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로 창립 99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켈리를 선보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켈리의 판매량은 112만 케이스에 달했다. 케이스란 맥주를 담는 상자로 330㎖ 기준 30병이 담긴다. 출시 38일 만에 3360만 병이 판매된 셈이다.

켈리는 이달 10일 출시 36일 만에 판매량 100만 케이스를 돌파했다. 테라가 출시 39일 만에 100만 케이스를 넘어선 것보다 3일 빠른 속도다.

김 대표는 "12일 기준 하이트진로의 올해 맥주 판매량은 643만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516만 케이스 대비 24.6% 증가한 액수다.

이어 "테라는 4월부터 5월 12일까지 353만 케이스가 판매됐다"며 "작년 같은 기간 323만 케이스보다 30만 케이스를 더 팔았다"고 말했다. 반면 "발포주는 111만 케이스로 작년 118만 케이스에서 조금 줄었다"고 덧붙였다.

켈리는 '라거의 반전'이라는 슬로건에 맞춰 부드러우면서도 청량한 탄산감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덴마크산 맥아를 사용한 점을 내세웠다.

그는 "연구소에서 많은 조사를 거쳐 덴마크의 맥아가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했다"며 "99주년이 된 회사에서 맥주 신제품을 내면서 가장 좋은 품질의 맥아를 쓴 데에 자부심이 있고, 부드러운 맛과 청량감을 잘 구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켈리 (사진 = 하이트진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켈리는 2년에 걸친 소비자 조사와 연구를 거쳐 완성됐다. 김 대표는 "연구와 조사 끝에 소비자가 부드럽고 청량한 맥주를 원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많은 칭찬을 받아 켈리의 콘셉트가 시장의 반응과 맞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켈리 출시 이후 켈리의 브랜드 컬러인 주황색 넥타이만 매고 다닐 정도로 애정이 남다르다.

자신만의 켈리를 즐기는 방법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켈리 전용 잔은 청량함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 제작했다"며 "거품이 있게 따라서 첫 잔을 한번에 마시면 짜릿하고 시원한 맥주 맛을 즐길 수 있어 꼭 첫 잔은 한 번에 '원 샷' 한다"고 말했다.

켈리는 출시와 함께 자사 제품 간 경쟁으로 인한 점유율 감소(카니발라이제이션)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를 받기도 했지만, 김 대표는 "제품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시 36일 만에 판매량 100만 케이스를 기록한 것으로 보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단 앞으로 점유율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이후에 더 정확한 답변으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 모델들이 하이트 진로 신제품 맥주 '켈리'를 소개하고 있다. 2023.03.30. ks@newsis.com

테라와 켈리를 중심으로 듀얼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대표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시장에서 ▲참이슬 ▲진로이즈백 ▲1924 등으로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성공시켜 왔다"며 "이 브랜드들은 카니발라이제이션 없이 시장에서 각 브랜드로서 역할을 하고 각각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국내 맥주 시장 1위 브랜드의 점유율을 더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우리나라 맥주 업계에선 오비맥주의 카스가 점유율을 40% 이상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테라는 현재 시장에서 30% 후반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걸 가져와야 맥주 시장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켈리에서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난다면 다른 브랜드로 계속 도전할 계획"이라며 "시장 점유율을 50% 넘게 차지해 1등을 할 때까지 도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켈리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그는 "맥주는 각 글로벌 시장의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다"며 "대한민국의 문화·음식 등 모든 것이 상승하는 기조여서 소주가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 현지인들 위주로 영업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투자해 더 많은 판매와 수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주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선 "당분간 인상 계획이 없다"며 "원가 인상은 현재 고려하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4월 18일자로 소주의 주재료인 주정 가격이 9.8% 오른다는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재무제표상 어떤 영향을 미칠지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99주년을 맞는 동안 대표 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시장과 소비자의 사랑과 열정 덕분"이라며 "시장과 소비자가 있어야 영업이익도 있다고 생각해 영업이익이 적자가 나더라도 트렌드를 맞춰가는 기업이 미래에도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4년 문을 연 하이트진로는 내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추후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켈리 이후 브랜드에 관해 이야기하긴 조심스럽다"며 "다만 시장과 소비자와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대표 주류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끝으로 김 대표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2년생인 김 대표는 배재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89년 하이트맥주(당시 조선맥주)에 입사해 34년간 주류업 외길을 걸어온 '정통 하이트진로맨'이다. 2011년 부터 13년째 대표를 맡아온 주류 업계 '장수 CEO(최고경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시장의 경쟁과 변화 속도가 가속화되고, 제품 수명도 짧아지고 있다"며 "기업도 갖고 있던 성공 기준을 모두 바꾸고 새로운 방식의 경영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의 근무 형태까지 바꾸지 않고선 시장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향후 10년을 두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다"며 "100년을 맞이하는 기업으로서 미래 전략과 시장 전략, 조직 문화, 리더십, 그리고 성장 전략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데 이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때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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