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에 마약 팔고 유통 분담까지…대구서 판매상 등 9명 검거

양말 박스에 들어있던 일회용 주사기 14개. 대구지검 제공

대구에서 여고생에게 필로폰을 판매하고 투약하게 하는 등 혐의를 받는 마약 판매상 등 9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 홍완희)는 16일 고등학생에게 필로폰을 제공해 투약하게 하는 등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마약판매상 ㄱ(24)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대구 일대에서 필로폰 등 마약류를 수차례 유통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ㄱ씨 등 5명은 대구의 클럽 등 유흥가에서 전문적으로 마약을 유통하는 판매상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고등학생 ㄴ(18)양에게 직접 필로폰을 투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ㄴ양이 호기심을 보이자 필로폰을 판매했다. 또 ㄴ양이 다른 지역으로 마약을 판매하러 가는 ㄱ씨의 차에 함께 타는 등 마약 유통 과정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학교를 졸업한 ㄴ양은 시한부 기소중지 상태다. 검찰은 정신과 전문의의 약물 의존성 검사 등 마약류 중독판별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중독 정도에 따라 ㄴ양을 기소할 예정이다.

검찰은 “청소년에게 필로폰을 공급한 마약사범의 상선을 끝까지 추적해 대구지역 주요 마약판매상 등 유통 사범 전원을 검거해 범행의 전모를 규명했다.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대구·경북지역 수사실무협의체’를 통해 청소년 마약사범의 치료·재활, 청소년 맞춤형 마약 예방교육·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미래세대인 청소년을 마약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