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영업익 1년새 ‘반토막’… IT·전기전자 업종 ‘적자 전환’

■ CEO스코어 500대기업 분석
1분기 영업이익 25.8조 집계
지난해 3분기부터 연속 하락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충격, 수출 부진, 반도체 업황 악화 등 복합 악재로 인해 국내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1년 새 25조 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올해 1분기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309곳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총 25조8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조5567억 원)보다 48.8% 감소한 수치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1.4%, 4분기 -69.1%, 올해 1분기 -48.8%로 3분기 연속 하락했다. 다만 올해 1분기 매출은 700조7684억 원으로 전년 동기(656조4551억 원) 대비 6.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19개 업종 중 11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0조94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올해 1분기에는 794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석유화학(-3조4023억 원·41.4%↓), 운송(-3조2064억 원·65.5%↓), 제약(-6885억 원·62.2%↓), 철강(-6578억 원·41.1%↓) 등 업종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7조9671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3861억 원) 대비 81.6% 늘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4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5% 급감했으며 2009년 1분기(5900억 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3조40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2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가장 큰 적자를 냈다. 영업이익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현대자동차였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927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9289억 원) 대비 1조6638억 원(86.3%) 늘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