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MBC 尹발언 자막논란 후속보도도 의결보류

"이재명·정경심 편파보도" 민원 제기된 TBS '김어준…' 또 법정제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졌던 MBC의 '자의적 자막 논란' 후속 보도에 대해서도 의결을 보류했다.

앞서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주에도 윤 대통령의 첫 방미 당시 발언에 대한 MBC의 보도 내용에 대해 팽팽한 논쟁 끝에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룬 바 있다.

이날 심의한 안건은 MBC TV 'MBC 뉴스데스크' 지난해 9월 26~29일 방송으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다루면서 MBC에 유리한 내용만 방송한 것은 자사가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한 것에 해당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김우석 위원은 "MBC가 플레이어가 돼서 방송과 전파를 사유화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황성욱 위원은 "자사 입장이 있으면 다른 언론사,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보도자료로 배포하면 되는데 특권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유진 위원은 "정부 대응에 대해 비판적으로 다룬 건 보장돼야 할 언론의 자유"라고 했다.

이광복 소위원장은 "(자막에 대한) 법적으로 사실 확인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보류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의결을 보류했다.

다만 방송소위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미국 백악관이 '핫 마이크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 한미관계는 강력하다'고 입장을 냈음에도 '한미관계는 강력하다'는 내용은 생략하고 '언급하지 않겠다'는 내용만 언급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TV 'MBC 뉴스투데이 2부' 지난해 9월 23일 방송분에 대해서는 전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문제없음' 결정했다.

방송소위는 또 공정성 논란이 인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현재 폐지) 지난해 9월 1·2일 방송분에 대해 '주의'를 의결했다.

해당 방송은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전 교수 형집행정지 불허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서울시의 TBS 예산 삭감에 대해 자사 입장만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혐의를 전면 부정하며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등 편파적으로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김우석 위원은 "정작 문제의 핵심인 김어준 씨는 유튜브로 몇억씩 버는데 스태프가 고생하니 안타깝지만, 김어준 씨 류의 '막말 토커'가 자리 잡지 못하게 하려면 법정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견진술에 출석한 제작진은 "저희가 매우 부족한 점을 깨닫고 혁신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방송소위는 게임 '원신'의 과도한 간접광고로 문제가 된 엠넷 '보이즈 플래닛' 지난 3월 23일 방송분에 대해서도 '주의'를 의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양쯔충의 수상소감을 자료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특정 단어(And ladies)를 제외한 음성 및 자막을 고지하는 등 실제 소감과 다른 내용으로 왜곡 보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SBS TV 'SBS 8 뉴스' 등에 대해서는 '권고'를 결정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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