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와 그림 제작 과정, 영화 만드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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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의 예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시대의 첨예한 신기술에 주목해 왔던 김대식 뇌과학자 겸 카이스트 교수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 AI(달리·DALL-E)를 활용한 예술, 그중에서도 AI 그림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김태용 영화감독, 김도형 디자이너, 이완 현대예술가, 김혜연 무용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달리와 함께 이색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반면, 김대식 교수와 달리는 '전형적인' AI 그림을 생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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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감독 “사막사진, 詩와 연결
달리 실력 경탄, 영화로 보고파”
김교수 “달리는 결국 도구일뿐
진정한 예술가 될까? 글쎄…”
“달리와 함께 그림을 만들고 붙이는 과정은 영화를 만드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료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것이 이 작업 안에 다 있었다.”(김태용 영화감독)
“달리는 결국 도구일 뿐이었다. 그 덕에 모두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글쎄다.”(김대식 뇌과학자)
인공지능(AI) 시대의 예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시대의 첨예한 신기술에 주목해 왔던 김대식 뇌과학자 겸 카이스트 교수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 AI(달리·DALL-E)를 활용한 예술, 그중에서도 AI 그림의 가능성을 실험했다. 김태용 영화감독, 김도형 디자이너, 이완 현대예술가, 김혜연 무용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 그리고 달리와 함께 이색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이들은 자신들의 창작욕을 각자의 방식대로 AI와 함께 구현했고, 그 결과물을 신간 ‘생성 시대의 예술’(동아시아)에서 공개했다. 지금 예술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 즉 AI 그림 생성이 단순한 놀이나 보조적 도구에 그칠지, 예술 자체를 새로운 국면으로 도약시키는 자극제가 될지에 주목한 시도다.
AI와의 협업을 가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한 건 김태용 감독이다. 달리와 함께 영화의 콘셉트 사진을 만들어 보기로 한 김 감독은 좋아하는 이성복 시인의 시 ‘남해 금산’을 떠올린다. “시를 영화로 옮긴다면 달리가 이미지를 만들어내거나 찾아내는 방식이 더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다. 달리는 시가 발표된 1986년에 어울리는 영화 주인공을 제안했고, 시의 구절에 따라 계속해서 다른 그림을 만들어 냈다. 그중 하나의 그림을 선택하고, 다음 그림으로 연결하는 건 감독의 역할.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의 고민과 비슷했다”고 전한다. 또, 그는 자신이 가져온 사막 사진을 시와 연결한 달리의 실력에 경탄했고 “처절한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았다. 영화로 보고 싶어졌다”고 했다.
반면, 김대식 교수와 달리는 ‘전형적인’ AI 그림을 생성했다. 논리와 과학이라는 틀 안에서 살아온 김 교수는 창작자들과는 달리, 일반 사용자들과 비슷한 수준에서 AI와 협업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책에서도 “‘평범한’ 상상력과 달리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관찰하는 기회”였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김 교수는 곰인형이나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등을 가져와 달리가 그린 그림들에 고개를 갸웃한다. 달리가 최첨단 생성AI 알고리즘으로 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도구일 뿐이고, 도구의 운명은 이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달려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달리 때문에 아티스트의 역할이 사라지는 일은 절대 없다면서 “창작 방식이 달라질 뿐”이라고 역설한다.
김혜연 무용가는 몸과 정신이 없는 기계가 정말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질문한다. ‘몸’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다소 복잡한 ‘학습’ 시간이 필요했던 이 프로젝트 후 김 무용가는 달리를 “친해지고 싶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친구”에 비유했다. 그는 “학습되지 않은 것들,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했다”면서도 달리를 새로운 형태의 창작 파트너로 인정했다. 이밖에, 김도형 디자이너는 달리와 함께 보통의 아시아 여성 얼굴을 그리는 등 ‘표준’이라는 개념을 함께 탐구하기도 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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