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5개월 남기고 최대 위기… 부산국제영화제에 무슨 일이?

2021년 당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OSEN

개막까지 불과 5개월을 남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집행위원장에 이어 이사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며 영화제의 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에서 원활한 개최가 가능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어제(15일)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이사장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지 나흘 만의 일이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9일,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 및 임시총회에서 운영위원장에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위촉되며 시작됐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행사 기획 총괄, 감독 및 작품 발굴 등의 업무를 맡고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행정 등의 조직 운영을 전담하며 부산국제영화제가 사실상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를 가동한 것.

이후 영화계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과거 부산국제영화제가 특수한 변화를 앞두거나 위기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를 운영한 바 있으나, 현시점에 이러한 변화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일각에서는 조종국 신임위원장에게 행정과 예산 등 영화제의 주요 권한을 이전한 것을 두고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평소 조 위원장이 이 이사장의 측근으로 불린다는 점 역시 논란을 키웠다.

부산국제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 ⓒOSEN

이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부산영화평론가협회는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복귀와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위촉 철회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계속되는 갈등과 잡음 속에 결국 이용관 이사장은 해명에 나섰다.

이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영화와 행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조종국 위원장을 30년 동안 알고 지냈지만,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산영상위원회에서 일한 행정 경험이 있어 운영위원장에 위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달 말 허문영 집행위원장을 만나 복귀를 설득하고 사태를 수습한 뒤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인 조 신임위원장의 임명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거친 사안이기에 철회하기는 어렵다"라고 선을 그어 공동 집행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내홍이 심해지는 가운데 오늘(16일) 한 관계자는 YTN에 "이용관 이사장님이 조만간 허문영 위원장님과 만남을 가진 후 사태가 정리되면 다시 한번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마침내 정상화에 성공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내부 문제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영화제 정상 개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YTN star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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