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사관 논란 ‘전라도 천년사’ 폐기 목소리 커진다
시민단체 이어 정치권서도 ‘폐기’ 목청···편찬위, 공개토론 열기로
일제 식민사관적 표현으로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전라도 천년사>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오은미 의원(진보당·순창)은 지난 15일 열린 임시회에서 “<전라도 천년사> 마한과 백제, 가야사 서술 내용에 ‘일본서기’의 지명을 사용해 시민단체와 전북·광주·전남 정치권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라면서 “식민사관과 역사 왜곡 논란으로 점철된 <전라도 천년사>는 폐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이어 “역사 왜곡 논란은 말할 것도 없고 맞춤법이 엉망”이라며 “1권 총설 몇 장을 검토해보니 틀린 글자와 잘못된 띄어쓰기가 200개 넘게 발견돼 낯 뜨거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전라도 천년사>에 대한 비판은 내용이 알려진 직후부터 전북은 물론 광주·전남 등 호남 정치권과 시민단체사회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 시초를 두고 정읍시와 고창군 사이 지역 갈등 양상도 보이고 있다.
<전라도 천년사>는 동학의 무장봉기일을 1894년 3월로 표기했는데, 이는 고부봉기일인 1월을 시초로 여기는 정읍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전북도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전북도 홈페이지 알림판(배너) 등을 통해 <전라도 천년사>를 온라인 e북 형태로 공개하고 의견을 받은 결과 77건의 이의서가 제출됐다.
그러나 논란이 지속되면서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위해 오는 7월 9일까지 사서를 2개월 더 공개키로 했다. 이견과 쟁점을 둘러싼 주제별 공개 학술토론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편찬위는 “일본서기 지명이나 인명을 사용하면 무조건 ‘식민사학’이라는 주장은 모든 국사 교과서와 국사편찬위원회 발간 서적도 ‘식민사관’이라는 말과 같다”라며 “대한민국 대표 역사학자들의 성과를 자신들의 견해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식민사학으로 매도하는 태도는 국수적 역사 인식의 발로”라고 반박했다.
<전라도 천년사>는 2018년부터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4억원을 들여 추진한 대형 역사 기록 프로젝트다. 그러나 일본이 고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任那)일본부’설의 근거로 쓰인 ‘일본서기’ 기술을 차용해 논란이 됐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는 남원시의 옛 지명을 ‘기문국’(己汶國)으로, 장수군 지명을 ‘반파국’(伴跛國)으로 썼으며, 임나일본부설의 핵심 용어인 ‘임나 4현’까지 책에 넣었다며 역사 왜곡 의혹을 제기하고 편찬위의 자진 해체를 촉구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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