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점령지 공습 시동 거나···영국 ‘스톰 섀도’로 루한스크 공격
친러 공화국 내무장관 폭발로 중상
‘대반격’ 앞두고 러 점령지 공격 시동
영국 찾은 젤렌스키, 재차 전투기 지원 요청
우크라이나군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2014년부터 점령해온 동부 루한스크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대반격’을 앞두고 영토 탈환을 위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으로부터 제공 받은 두 발의 스톰 섀도 장거리 순항 미사일로 공격을 수행했다며 미사일 파편을 공개했다. 스톰 섀도는 최근 영국이 동맹국들 가운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밝힌 장거리 미사일로, 사정거리가 250㎞ 이상이다. 우크라이나가 기존에 보유했던 무기 중 사거리가 가장 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의 세 배 이상에 달한다. 미국 등 동맹국들이 그간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을 꺼려왔던 장거리 미사일을 확보한 우크라이나가 다가올 대반격에서 크름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 공격에 이를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2014년부터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루한스크 지역은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이곳을 공격한 것을 지난 13일 이후 이틀 만이다. 이날 공격은 러시아군의 지휘통제센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며, 루한스크 도심에서도 추가적인 폭발이 발생해 루한스크인민공화국(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선포한 공화국) 내무 장관인 이고르 코르네트가 중상을 입는 등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군이 올 여름으로 예상되는 대반격에서 서방의 주력전차를 갖춘 새 대대를 진격시키기 전 러시아의 군사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공격으로 보인다”며 “스톰 섀도 미사일 공급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기지와 무기고가 갑자기 취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 사령관 출신인 이고르 거킨 전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 국방장관은 자신의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최근 지원받은 스톰 섀도가 “전선 상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주말새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를 연달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국을 찾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회담했다. 수낵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방공미사일 수백기와 사거리 200㎞ 이상인 장거리 공격용 드론(무인기) 수백대 등 무인 항공 시스템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온 전투기 지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전투기 지원에 대해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전투기 연합을 만들기를 희망하고, 나는 그에 관해 매우 긍정적이다”라면서 “아주 가까운 시기에 매우 중요한 결정이 들릴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우크라이나가 요구해온 F-16 지원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조정소통관은 이날 F-16 지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F-16 전투기는 미국과 전세계 30개국, NATO 내 8개국이 지금도 운용하는 4세대 전투기다. F-16에 장착되는 미사일은 러시아의 공대공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길고, 탄도 미사일이나 드론과 같은 공격을 요격하는데도 효율적이다. 우크라이나가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F-16을 확보하기 위해선 미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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