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기차서 “히틀러 만세” 연설…열차엔 나치 피해자가 타고 있었다
“수용소 생존자 할머니 울음 터뜨려”
연방 철도청, 용의자 2명 경찰 신고
오스트리아 기차에서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이 방송돼 당국이 15일(현지시간) 수사에 나섰다.
오스트리아 APA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스트리아 브레겐츠에서 출발해 수도 빈으로 향하던 기차에서 정규 안내방송 대신 갑자기 30초 분량의 히틀러 연설과 ‘히틀러 만세(Heil Hitler)’ ‘승리 만세(Sieg Heil)’ 등 나치 구호가 흘러나왔다.
당시 기차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슈퇴크뮐러 녹색당 의원은 방송을 녹음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기차 안에 나치 강제 수용소 생존자인 한 할머니가 타고 있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며 “그 할머니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열차 직원이 방송을 중단하려고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한 승무원은 정말 속상해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있던 유대교 율법학자(랍비) 슐로모 호프마이스터도 미 CNN에 “처음엔 이상한 음악과 누군가 대화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히틀러의 연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처음엔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불쾌해졌다”고 증언했다.
BBC는 승객들의 말을 인용해 “방송 사고가 발생했을 때 에어컨 고장이 났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히틀러 육성 방송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오스트리아 연방 철도청 대변인은 “누군가 복제 키로 기차 방송 시스템에 불법으로 접근해 히틀러 연설을 재생했다”며 “현재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 철도청은 CCTV에 포착된 두 명의 용의자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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