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정무수석 전병헌, 반려견 에세이 '나에게도 개행복' 출간

박기호 기자 2023. 5. 1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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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담아낸 에세이 …개 공장·식용 개 등 사회적 문제도 다뤄
檢 수사도 언급…"말로만 듣던 먼지털이식 과잉수사 희생양 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전 수석이 두 반려견 다온, 모아와의 진솔한 경험담을 담은 책 '나에게도 개행복'을 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3선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전병헌 전 수석이 약 12년 만에 출간한 저서 '나에게도 개행복-전병헌과 반려견 다온이와 모아의 교감과 치유일기'는 두 반려견과의 일상생활, 경험과 교감을 담백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에세이다.

전 전 수석은 힘든 시기를 보냈던 지난 2017년 11월 첫째 다온이를 입양했다. 전 전 수석은 책 프롤로그에서 "한창 힘들 때였다. 억울함에 뼈가 사무칠 때였다. 어느 날, 딸아이가 강아지 사진 한 장을 내게 보여 주었다. 딸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는 강아지 관련한 커뮤니티에서 가정 입양 소식을 듣고 내게 강아지를 보여준 것이다. 한마디로 그 강아지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망설임 없이 지금 당장 데리러 가자고 했다"고 회상했다.

전 전 수석은 일상생활 속에서 반려견과 교감의 순간, 감정과 생각도 공유했다. 또한 사회적 문제도 다루면서 대안도 제시했다.

개 공장 문화와 관련해선 아직도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받는 현행법을 지적하면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선 지난 2021년 10월 발의된 동물의 비물건화를 위한 민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전 전 수석은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했던 경험자로서 정치적 논란이 없는 정부 입법안이 이렇게 오래도록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의원 한두 명만 책임 있게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이렇게 시간을 끌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루시법이 조속하게 제정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영국의 루시법에선 강아지와 고양이의 제3자 판매를 원천 금지하고 있다.

식용견 문제에 대해서도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여론의 지지가 식용 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성남 모란시장 개 판매장을 철거한 것을 언급하며 "저항도, 논란도 있었지만 다수 여론의 지지가 개고기 판매금지 지속화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이재명 시장의 혁신적 결단은 단순히 모란시장 내 개고기 판매금지를 넘어 한국에서 보신탕 문화가 급격히 줄고 동물복지의 담론이 시작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고 평했다.

전 전 수석은 정치권의 극한 갈등과 극단적인 진영대결도 지적했다. 그는 일명 시고르자브종으로 불리는 믹스견이 잔병치레가 없어서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는 사례를 언급하면서 "소위 패거리 문화라고 할 수 있는 진영의 대결과 심화하고 있는 양극화 문제의 해답을 이 같은 생물학적 관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시고르자브종과 같은 사회 통합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과거 기업의 e스포츠협회 후원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전 전 수석은 소회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은 처음 섣불리 예단했던 사건이 나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고 곧이어 두 차례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자 사생결단하고 나섰다"며 "그렇게 해서 말로만 듣던 먼지털이식 과잉수사의 희생양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대한민국 검찰에게는 죄가 없으면 죄 없는 것이 죄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맞는 말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결국 대부분 알지도 못한 일들이 피의사실로 매일 공표되면서 별의 별건을 묶어 총 15건에 달하는 인해전술식 대량 기소를 당했다"며 "본안 유죄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없었다는 반증인 동시에 정치적 표적수사였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전 수석은 "결국 본안은 물론 변건도 대부분 무죄가 됐고 찌꺼기 별건 사안으로 단 하루의 실형 없이 집행유예로 결말이 났다"며 "전임 정권 수사를 위한 현 정부 핵심 인물의 속죄양 의식은 허무하게, 그러나 당사자에게는 뼈저리게 끝났다"고 회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창기 떠들썩했던 정치적 사건은 선고 실효의 사면 복권으로 최종 마무리됐다"며 "4년 가까운 수사와 재판의 지옥 같은 시간은 많은 분의 격려, 믿음과 함께 반려견과의 교감으로 생존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 전 수석은 지난해 다온이에 이어 모아를 입양했고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 전 수석은 지난 2017년 5월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되면서 민주당을 탈당했고 지난달 28일 복당했다.

goodd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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